민주 “先비준 美압박은 천진난만한 발상”
나길회 기자
수정 2008-11-07 00:00
입력 2008-11-07 00:00
한나라 “연내 꼭 처리” 여야 비준 갈등
오바마 당선인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무역 불균형을 이유로 한·미 FTA 비준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함에 따라 앞으로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의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비준동의안만 처리하면 되지만 우리의 경우는 비준동의안 처리에 이어 부수법안까지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비준안의 연내 처리 여부가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한·미 FTA 비준의 불가피성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비준 시기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인 데 반해 민주당은 ‘선(先) 피해대책, 후(後) 비준’을 주장하는 것도 한·미 FTA 비준의 중요한 변수다.
한나라당은 당초 10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비준안을 상정한 뒤 12일 공청회와 13일 법안심사소위를 거쳐 17일 상임위에서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10일 정기국회 현안 워크숍을 이유로 일정 연기를 요청하면서 비준안 처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은 조기 비준을 위한 상임위 상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박진 외통위원장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 “우리가 먼저 비준하고 미국의 비준을 촉구하는 게 맞다.”면서 “재협상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지만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한다고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날 FTA 관련 회의에서 농업 등 피해산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로드맵 그리기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국회 외통위 간사단을 미국에 보내 미 의회 관계자들과 접촉토록 하는 등 FTA 조기 비준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야권에 오는 12일까지 관련 보완책을 내놓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한나라당의 조기 비준론에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의총에서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선제적인 비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7일 의총을 다시 열어 최종 당론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정세균 대표는 B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미 의회는 한국 의회의 비준 여부가 아니라 국익과 정치적 입장을 갖고 결정할 것인 만큼 ‘선 비준을 통한 미 의회 압박’은 천진난만한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위를 구성, 밖으로는 미국의 정치상황과 세계 경제위기의 파장을 주시하면서 안으로는 농업 등 피해산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뒤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광삼 나길회기자 hisam@seoul.co.kr
2008-11-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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