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바뀌는 국제中 ‘누더기 전형’
●숨가쁜 국제중 전형안 변천사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 설립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 영어면접 시행을 검토했다. 하지만 지난 8월 공식적인 설립계획을 발표했을 때는 영어면접을 배제시키고 정원의 7.5%를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으로 선발하기로 했다.‘과열경쟁 논란’을 일축시키기 위해 무작위 추첨도 도입했다.
하지만 9월 최종 확정안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을 20%로 확대시켰고 자기소개서는 목록을 정형화시켜 토익·토플 점수를 기재할 수 없도록 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1단계 자기소개서와 2단계 집단면접을 없앴다. 모두 사교육 기승과 과열경쟁을 우려한 탓이다.
이 와중에 당정이 참견하고 나섰다. 전형요강 승인을 3일 앞두고 개인면접도 사교육 기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개인면접이 아닌 ‘인성면접’만을 실시해야 한다는 논리다. 안 그래도 누더기가 된 입학전형이 다시 ‘성형수술’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모든 게 100여일 만에 벌어졌다.
●입시안 이번에도 또 바뀔까
시교육청은 당정의 결정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개별학교의 전형요강은 학교가 안을 만들어 시교육청의 승인을 받아 내면 되는 일인데 갑자기 당정이 국제중 입학전형에 개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교육청 입장에서는 당정의 의견에 신경쓰지 않을 수도 없다는 표정이다. 여당의 정책조정위원장과 교육과학기술부의 수장이 만난 자리에서 이런 권고안이 나왔다는 것은 큰 압박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도 ‘이렇게 된 마당에 인성면접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문제는 서울시민의 지대한 관심을 받는 중대사가 너무 급하게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사교육비 논란을 비롯해 입시과열, 귀족학교 논란이 계속 제기됐지만 시교육청이 내놓은 방책은 ‘입시전형 수정’뿐이었다. 수차례의 공청회와 여론조사, 수년간의 입시안 연구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몇 달 사이에 후딱 추진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시교육청조차도 국제중의 정체성을 제대로 규정하지 못해 입시안만 계속 바꾸는 졸속책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