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금융위기] 한은·재정부 ‘공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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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기자
수정 2008-10-31 00:00
입력 2008-10-31 00:00
30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성사시킨 공적을 두고 한국은행과 재정부가 서로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했다고 공치사하느라 바빠 눈총을 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어려운 상황 속에 이뤄진 ‘쾌거’를 놓고 논공행상식의 갈등 양상으로 비쳐질 수 있는 데 대해 매우 부담스러워하면서 미국 정부 인사들을 다각도로 설득해 우리가 바라는 결과를 얻어낸 쪽은 강만수 장관 등 재정부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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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간 원·달러 통화 스와프 협정이 체결된 30일 오전 강만수(왼쪽)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과천 정부종합청사와 한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강 장관의 오전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이 총재가  이른 아침에 기자회견을 먼저 가져 묘한 기류를 느끼게 한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한국과 미국간 원·달러 통화 스와프 협정이 체결된 30일 오전 강만수(왼쪽)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과천 정부종합청사와 한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강 장관의 오전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이 총재가 이른 아침에 기자회견을 먼저 가져 묘한 기류를 느끼게 한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재정부 “강만수장관 美인사 설득 주효”

재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한국을 스와프 대상국가에 편입시키기로 하고 이 문제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루기로 했다는 사실을 25일 재정부가 처음으로 청와대에 보고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은이 26일 이후 미국에서 실무작업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속화된 계기가 됐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미국날짜 9월14일)를 신청하고 나서 며칠 뒤인 18일 미국 재무부에 원·달러 스와프를 공식 요청한 것도 재정부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와 관련한 문서로 된 증거들도 갖고 있지만 공개할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미국정부를 다각도로 설득해서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스와프 협정의 기반을 마련한 것은 거의 전적으로 재정부가 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를 이유로 한은의 실무진이 적극적으로 열심히 뛴 공로를 평가절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함께 이룬 좋은 결과에 대해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키는 일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은 “9월부터 물밑에서 美FRB 공략”



한은은 지난 29일 기획재정부가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임박’을 언론에 흘려 보도가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의 어설픈 언론플레이가 한은이 지난 9월24일부터 한달 넘게 물밑에서 미 FRB를 어렵게 공략해온 일을 수포로 만들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날 밤 재정부는 통화스와프 규모를 알아내기 위해 밤새 한은에 전화를 해 괴롭히기까지 했다. 한은은 끝내 규모만큼은 입을 다물었다. 한은 한 관계자는 “아쉬운 소리를 하는 쪽이 한국인데,FOMC가 회의를 시작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시점과 규모가 모두 보도가 되는 것은 위험하고, 국제적 관례에도 어긋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문소영 김태균기자 symun@seoul.co.kr
2008-10-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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