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코리아’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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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성 기자
수정 2008-10-22 00:00
입력 2008-10-22 00:00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 현상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자기네들 발등에 떨어진 유동성 위기를 풀기 위해 해외자산을 처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이들의 집중적인 매도로 인해 시장이 굉장히 불안해지는 데다 달러를 가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외환시장에 짐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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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2004년 4월23일 44.21%까지 치솟았다. 그 이후 21일까지 외국인은 모두 71조 3695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외국인 비중을 29%대 언저리까지 낮췄다. 올해에만 팔아치운 액수가 31조 8323억원에 이른다. 올해 첫 장이 섰던 1월2일 외국인 비중이 32.3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시총 비중이 1%가 내려갈 때 10조원대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리라는 점이다. 한국을 포함한 멕시코·타이완 등 이머징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25% 정도인 점을 들어 앞으로 4% 정도는 더 빠져나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시장별로 배정하는 비율을 감안한 것이다.

이렇게 따지면 단순 계산으로 40조원대의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 더구나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집중적으로 들어왔을 때 코스피지수를 750~1000선으로 보고 있다. 하락장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코스피 지수가 1200선에서 오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익실현까지 해가면서 철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증권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JP모건 보고서에서 보듯이 외국계 자금은 이미 국내에서 자금을 빼가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외환위기 이후 저평가된 주식을 싸게 사들이면서 얻었던 수익을 지금 조금씩 조금씩 빼먹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대신 한국시장이 그래도 멕시코 같은 곳보다는 매력적이라는 점을 들어 외국인 비중이 내려가더라도 27~28%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따져도 10조~20조원대 추가 자금 유출이 가능하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외국인의 시총 비중이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높을수록 우리 시장의 불안정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 비중이 20%대에서 50%대까지 올라가야 안정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도 팔고 있다. 외환위기 뒤 기세 좋게 시내 요지 빌딩을 사들였다가 유동성 부족 때문에 내놓고 있는 것.GE캐피털의 GE리얼이스테이트가 강남의 N빌딩과 T빌딩, 분당 소재 C빌딩을 매물로 내놨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내 GE캐피털의 3·4분기 실적이 38%나 줄어들었다. 또 메릴린치도 SK서린동빌딩을 SK에 되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리먼브러더스의 명동 유투존, 동대문상가의 쇼핑몰 라모도,AIG의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도 매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주계 금융그룹 매쿼리그룹도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 매각에 나섰다.



유신익 LIG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아이슬란드 같은 나라와는 전혀 다른데도 이머징 국가와 비슷한 처우를 받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격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그 와중에 환율이나 증시 변동성이 너무 커지는 것은 고스란히 우리가 져야 할 짐”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8-10-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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