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대책] 정부, 경기 부양 ‘뾰족한 카드’ 없어 골머리
김태균 기자
수정 2008-10-20 00:00
입력 2008-10-20 00:00
SOC·감세 ‘만지작’재원·물가 ‘걸림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국회에 제출한 감세안과 예산안을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우리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해 서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담한 감세정책과 함께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수출 위축에 따른 문제를 내수로 메우지 않으면 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26조원 규모의 감세 조치를 담은 각종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관철하기로 했다.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소득세 등을 낮춰 내수가 가라앉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융, 실물 경기가 모두 어려워진 만큼 감세의 당초 취지를 살리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확충, 건설경기 활성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정책 수립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우선 확대재정의 재원 마련 문제다. 감세 기조 하에서 무슨 돈으로 추가재원을 마련할지에 대해 정부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행 예산안을 국회에서 수정한다고 해도 그 폭에 제한이 많은 만큼, 필요할 경우 국채발행을 통해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부 내 다른 관계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기는 하지만 재정 건전성은 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면서 “기존 지출계획의 항목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기에 흔히 사용하는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경기 부양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에 비해 건설의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부동산 버블 등 문제가 있어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민간 경제전문가는 “무리하게 건설경기 부양에 나선다면 부동산 버블의 부작용을 더욱 심화시키고 별 효과도 없이 국가재정만 축내게 될 것”이라면서 “건설 분야를 경기부양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에서도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국내 고용사정은 9월 취업자의 전년대비 증가폭이 3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11만명 선에 그치는 등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는 참여정부 때 당장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만들었던 사회적 일자리가 줄어든 데 큰 원인이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상황이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사회안전망의 차원에서 일자리 문제에 접근할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최근 석달 만에 최고치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환율불안 등으로 여전히 물가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확대 재정의 부작용을 우려케 한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물가를 잡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면서 “경기 활성화 방안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결코 물가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8-10-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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