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많은 양보… 美대선후 부담 작용할듯
김미경 기자
수정 2008-10-15 00:00
입력 2008-10-15 00:00
한·미 북핵공조 안팎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과정에서 한·미간 공조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정부 내 자평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14일 이렇게 밝혔다. 북핵 6자회담의 성격상 대북정책 외에 참가국들과의 관계 등 고려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이 “협상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된 게 아니냐.”는 등 일부 지적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완전하고 정확한 검증’이라는 원칙을 고수하지 못하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임기 말 외교적 성과에 급급한 미국의 결정에 동조하면서 북한에 많은 것을 양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미 대선 이후 한·미 공조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결정 과정에서 우리 대표단과 가장 긴밀히 협의했고 우리측의 의견을 많이 구했다.”며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전후로 우리측에 의존하면서 동의를 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가 북측에 대폭 양보한 것이라는 강경파들의 지적을 의식한 미국측으로서는 우리측의 지지와 동의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당국자는 “핵 검증 의정서 협의 과정에서 한·미간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면서도 “우리측 입장만 내세울 수는 없는 게 아닌가.”라며 한·미 공조가 우선이라는 것을 의식한 이견 조율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6월 말 북한이 핵프로그램 신고서를 의장국인 중국측에 제출하고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착수를 발표하자 “신고서에 핵무기가 빠진 것은 유감이며, 완전하고 정확한 검증을 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미국측과 엇박자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3개월여가 지난 지금, 미국측과의 ‘찰떡 공조’를 강조하며 일본 등의 반대 속에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대선에서 오바마가 되든, 매케인 이 되든 부시 대통령이 결정한 이번 합의를 이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 봤다. 우리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미 차기 정부와의 북핵 공조 방향을 설정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8-10-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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