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라디오 연설 서민 눈높이로 더 낮춰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8-10-14 00:00
입력 2008-10-14 00:00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첫 라디오연설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각 경제주체의 단합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촉발된 국제금융 불안으로 우리도 내년까지 그리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함께 노력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 근거로 외환위기 때에 비해 27배나 많은 외환보유고,4·4분기부터 경상수지 흑자 전망, 기업과 금융기관의 건전성,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던 경험과 자신감 등을 적시했다. 특히 올해 1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원유수입액을 10%만 줄이더라도 경상수지 적자를 면할 수 있다며 에너지 및 해외소비 절약과 국내 소비 참여를 호소했다.

이 대통령의 라디오 ‘노변담화’ 형식과 적절성 여부를 놓고 그동안 논란이 적지 않았으나 첫 연설내용은 대체로 무난했다고 본다. 어린 시절 목격한 이 대통령 부친의 실직, 기업인으로서 공감했던 도산의 아픔 등 경험에서 우러난 감성적 화법은 출근길 국민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와닿았을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불황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서민이나 중소 영세사업자에게는 ‘라디오 저편’의 위로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직도 서민의 눈 높이와는 상당히 괴리된 통치권자의 일방통행식 ‘연설’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첫 연설이어서 총론에 치우쳤지만 앞으로는 서민의 가슴에 닿는 생활 공감주제로 국민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라디오연설이 도입 취지를 살리려면 작지만 서민의 가슴을 파고드는 주제여야 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오늘의 경제위기가 ‘신뢰의 위기’에서 확대 재생산된 측면도 적지 않은 만큼 작은 공감을 확산시켜 나가는 방식으로 연설 주제와 기법을 가다듬어 나갔으면 한다. 그것이 시장과 대화하는 첫걸음이다.
2008-10-14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