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 자금난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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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10-03 00:00
입력 2008-10-03 00:00
미국발 금융 위기로 인한 글로벌 신용 경색으로 국내 은행들이 달러화를 조달하느라 아우성이다. 미국의 구제 금융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지만 국제 금융 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파장이 언제 진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곤혹스럽게 한다. 우리 정부는 100억달러를 스와프 시장을 통해 공급키로 한 데 이어 수출입은행을 통해 중소기업에 50억달러를 지원키로 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국내 4대 은행의 재무 건전성 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은행들의 자금난을 부채질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은행들은 외국은행 국내 지점 등에서 달러를 조달하기가 어렵자 외환 보유고를 풀어 갈증을 해소해 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수출입은행의 무역어음 재할인용으로 50억달러를 지원키로 했지만,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에 직접 대출하는 방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제 금융 위기의 끝이 어디인지 누구도 모르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영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처럼 미국과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 대해 미국은 불리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 데다, 외환 보유고가 모자라 계약하려는 것으로 국제 사회에 인식될 경우 더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은행들은 헤아릴 필요가 있다. 결국 외화 자금 시장의 숨통이 트일 때까지는 은행들이 자구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상책이다. 기업들의 외화 대출 수요를 면밀히 파악해 수출용 원자재 구입이나 해외 투자 등이 아닌 용도일 경우 대출을 중단해야 한다. 금융감독 당국도 가수요 외화 대출 여부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하기 바란다.

2008-10-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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