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10·4선언 1년] 北 核불능화 거부로 공허한 외침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김미경 기자
수정 2008-10-03 00:00
입력 2008-10-03 00:00
10·4선언에 앞서 지난해 9월 말 베이징에서는 북핵 6자회담이 열려 산고 끝에 ‘10·3합의’가 도출됐다.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이에 따른 중유 100만t 상당의 경제·에너지 지원,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이 합의되면서 6자회담이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6자회담은 2단계 이행에 발목이 잡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북한이 미국측의 테러지원국 해제 지연을 이유로 10개월 동안 진행해 온 핵시설 불능화를 중단하고 재처리시설 재가동을 추진하면서 10·3합의가 파행을 겪고 있는 것이다.

6자회담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구상’이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연계되면서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때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힌 비핵·개방·3000은 북한의 비핵화 단계에 따라 북한을 지원,10년 내 북한 주민 1인당 소득을 3000달러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1단계부터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가 완료돼야 남북경협을 위한 협의에 착수하기로 하는 등 대북 지원이 사실상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돼 있어 불능화 과정이 중단된 현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한 외교 전문가는 “비핵·개방·3000은 비핵화를 전제 조건으로 한 지원이기 때문에 현실성 없는 선언적 정책으로 전락할 소지가 크다.”며 “특히 북한의 핵폐기가 완료되면 400억달러의 국제협력자금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은 6자회담을 통한 참가국들의 역할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송민순 민주당 의원은 “비핵·개방·3000은 남북관계 현실이나 국제사회 합의에도 부합하지 않고 미국과의 정책적 엇박자도 우려된다.”며 “비핵·경협·남북관계 정상화를 병행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8-10-03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