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談餘談] 엄마의 고민/정은주 사회부 기자
수정 2008-09-20 00:00
입력 2008-09-20 00:00
결혼하고 중국으로 떠난 딸은,6개월만에 쌍둥이를 임신해 홀로 돌아왔다. 가녀린 엄마를 배려하지 않고 아기들은 너무 빨리 자라났고 그 녀석들을 하루라도 더 뱃속에서 키우기 위해 한달 전에 입원했다. 그리고 2.9㎏,2.7㎏의 건강한 아기들이 태어났다. 그러나….
시어머니의 고민 중환자실 대기실에서 밤을 지새우는 아들은 걸어다니는 송장 같다. 쌍둥이가 태어나는 걸 보려고 중국에서 날아왔는데 병수발만 들고 있다. 누워있는 아내가 안쓰러워 태어난 아기들은 보러 가지도 않는다.
며칠 전에는 산부인과 병동으로 찾아가 난장을 폈다.“하라는 대로 다 했는데 내 아내가 왜 저렇게 됐느냐.”며 울부짖는 아들을 말릴 수도 없었다.10년간 연애해 몇 개월 함께 살고 한국으로 보낸 아내가 9일째 누워 있으니….
엄마의 고민 마취에서 깨어나 아기들을 안아 봤던 게 꿈만 같다. 비릿한 냄새가 나도 살결은 무너질 듯 부드러웠다. 손가락도, 발가락도 모두 10개였다. 소원대로 남편의 눈을 닮아 쌍꺼풀도 있었던 것 같다. 두 녀석이 많이 닮았지만, 나는 한눈에 구분할 수 있었다. 얼굴이 갸름한 큰 녀석은 부끄러움이 많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한 작은 녀석은 박력이 있어 보였다. 달수를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데다 엄마의 젖까지 먹지 못하고 있으니 큰일이다. 이렇게 자고 있을 때가 아닌데 몸이 자꾸 가라앉는다. 그래도 아기들을 위해 박차고 일어나야지.
사건 개요 지난 9일 올케가 쌍둥이를 제왕절개 수술로 낳고 잠시 깨어났다가 수차례 발작을 일으키며 혼수상태에 빠졌다. 중환자실에 모인 세 엄마가 한결같이 자식을 보듬는 모습이 가슴을 울렸다.
정은주 사회부 기자 ejung@seoul.co.kr
2008-09-2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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