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사회적 자본’을 아시나요? /함혜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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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9-16 00:00
입력 2008-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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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혜리 논설위원
함혜리 논설위원
세계은행은 ‘국부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보고서에서 한 나라의 국부(國富) 창출에 있어서 핵심 중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자본의 국부창출 기여도는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경우 81%에 달했다. 반면 후진국과 중진국은 50%,68%에 불과했다. 각 국가의 국부 수준 차이가 결국은 사회적 자본의 수준차에서 비롯된다는 얘기다.

자연자본·생산자본과 함께 국부를 창출하는 3요소로 꼽히는 사회적 자본은 물적·인적 자본과 대별되는 무형의 자산이다. 사회 구성원간의 신뢰,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시민의식, 기업윤리 등 사회가 공유하는 가치와 규범을 가리킨다.

지난 2000년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경영경제학회에서는 신뢰성, 진실성, 단결성, 개방성을 사회적 자본의 4대 구성요소로 꼽았다. 실체는 없으나 민주주의 발달과 경제성장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여러 학자들에 의해 검증되면서 사회적 자본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국격(國格)이나 국가 매력지수와도 직결된다.

우리나라 사회적 자본의 현주소는 어떤가. 세계은행이 조사한 국민 1인당 사회적 자본 순위에서 한국은 세계 118개국 중 26위에 머물렀다.OECD 국가 평균 사회적자본의 크기는 1인당 35만 3339달러인 데 비해 우리는 10만 7864달러로 선진국의 3분의1에 그치고 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문휘창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선진화지수에서 OECD 30개 국가를 포함한 세계 주요 40개국 중 종합 30위에 머물렀다. 우리가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면서도 왜 선진국으로 대접받지 못하는지 이들 통계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우리의 사회적 자본은 경제적 성장이나 민주주의 발달 정도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취약하다.1970,80년대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80,90년대 민주화운동 덕분에 민주주의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그러나 사회적 자본은 그에 걸맞게 축적되지 못했다. 이러한 불균형의 결과는 우리가 날마다 겪고 있는 그대로다. 불법시위가 난무하고 떼법이 판을 친다. 뇌물이 횡행하고 목소리 큰 사람이 득세한다. 법을 준수하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 취급을 당한다.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사회적 자본의 취약성이 우리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선진화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은 신뢰의 구축이다. 법과 질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정치권과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아무리 좋은 법과 정책이라도 국민들이 믿고 따르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신뢰의 부재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함으로 작용하는지는 지난 몇달간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이나 해명에는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오히려 괴담과 설(說)이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도 모두 신뢰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신뢰는 하루아침에 구축되는 것이 아니다. 벽돌을 쌓듯이 진정성을 담아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 리더십의 출발은 믿음이다. 믿음이 소망·사랑보다 앞서 있는 이유를 헤아려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8-09-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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