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일 와병’ 정보 남발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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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9-16 00:00
입력 2008-09-16 00:00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9·9절 열병식에 불참, 그의 와병설이 불거진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 일주일 동안 국정원장과 국방장관, 청와대 대변인 등이 국회 상임위 답변이나 언론브리핑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이 순환기계통 질환으로 뇌수술을 받았다.”고 확인했고, 관련 정보가 쏟아졌다.‘경미한 언어장애’에서부터 ‘봉화진료소에서 치료’, 급기야 ‘양치질할 수 있는 상태’라는 정보까지 거침없이 공개됐다. 마치 그의 병상일지라도 보듯 그의 병세 정보가 시시콜콜 중계되고 있는 것은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당장의 남북관계든 통일에 대비해서든 북한 주민과 권력엘리트의 대남 신뢰를 높이는 게 중요한데, 김 위원장의 와병을 선정적인 뉴스거리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지적이 주목된다.“적과 싸우는 와중에도 상대방이 아프면 예의를 갖추는 것이 기본인데 김정일이 아프다고 해서 지금처럼 떠드는 것은 경박한 행동이다.” 고위 당국자들에게 곱씹어 볼 것을 당부한다.

“국정원장이 밝힌 내용이 틀린 것으로 판명돼도 큰 일이지만 다 맞혀도 문제”라는 전직 정보당국자의 고언은 더 통렬하다. 김 위원장의 병세는 극소수만이 알 것이다. 따라서 국정원장의 발언으로 북한이 발설자 색출에 나서 결국 ‘딥스로트(내부정보원)’를 잃을 것이란 분석에 공감한다. 물론 중대 사안인 만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도 일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해한다. 그러나 국민이 꼭 알아야 할 정보를 부당하게 은폐하는 것과 국익을 위해 민감한 정보의 공개를 자제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그 경계선상에서 깊이 성찰하고 슬기롭게 판단하는 게 당국자들의 몫이다.

2008-09-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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