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美 대선] “페일린 내가 맡는다” 오바마 전략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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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균미 기자
수정 2008-09-11 00:00
입력 2008-09-11 00:00

‘페일린 효과’ 조기차단 나서… 말 실수 논란에 성차별 역풍 위험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가 선거전략을 바꿨다.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인 세라 페일린의 인기가 연일 치솟으면서 이슈를 선점하자 그동안 페일린을 의도적으로 피했던 오바마가 급기야 9일(현지시간) 페일린을 거론하며 전략을 수정했다.

인기좋고 언변이 뛰어난 ‘여자 오바마’를 오바마 후보가 직접 상대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그동안엔 페일린의 급부상으로 오바마-매케인 구도가 아니라 오바마-페일린 구도로 끌고가려는 공화당의 의중을 파악, 되도록이면 페일린에 대한 언급, 특히 부정적인 언급을 피해 왔다.

하지만 9일 유세 때부터 페일린 이름을 언급하며 정면대결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칫 성차별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역풍이 불 위험도 안고 있지만 오바마가 직접 나선 것은 페일린 효과를 조기에 차단하지 않으면 그만큼 승부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한다.

“페일린이 부시 쪽에 더 가깝다” 공세 강화

오바마는 페일린을 매케인보다 부시 쪽에 더 가깝다고 비판한 뒤 와실라 시장과 알래스카 주지사 시절 이른바 ‘개혁주의자’의 이미지에 부합되지 않는 면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오바마는 페일린이 알래스카 주지사로 있으면서 연방의회의 특별예산을 따내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사실을 거론하며 ‘워싱턴 개혁자’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가하고 나섰다. 이번 주부터 ‘정치인의 거짓말’을 주제로 한 네거티브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돼지 입술에 립스틱” 발언 파장 확산

오바마의 매케인과 페일린에 대한 공세가 거칠어지면서 말 실수 논란에 불을 댕겼다.

오바마는 10일 버지니아에서 열리는 매케인-페일린 집회를 앞두고 매케인이 외치는 변화는 “돼지 입에 립스틱을 바르는 것”이라며 “그래도 돼지는 여전히 돼지”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오바마의 ‘돼지 립스틱’ 발언은 매케인이 아닌 페일린을 겨냥한 것이어서 여성 무시 논란 등 파장이 예상된다.

페일린은 지난 3일 전당대회 연설에서 자신을 보통 엄마들에 비유하며 하키맘을 거론했는데, 그러면서 하키맘과 싸움개와의 차이는 “립스틱”이라고 말한 뒤로 립스틱과 관련한 배지 등 페일린 기념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페일린도 ‘목사 스캔들´ 터지나

페일린 부통령 후보 역시 전 담임목사의 실언으로 논란에 휩싸일지 관심이다. 미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페일린은 12살부터 26년간 고향 알래스카주 와실라의 오순절 교단인 하나님의 성회(AG) 교회에 다녔다. 문제는 AG는 안수기도와 방언을 강조하고 종말론을 설파하는 등 다른 교파가 이단으로 간주하는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페일린의 전 담임목사인 와실라 AG 교회의 에드 칼닌 목사는 중동 분쟁과 미국의 해외석유 의존, 자원의 고갈은 “폭풍우가 몰려오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예수의 재림과 세상의 종말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칼닌 목사는 2004년 대선 당시에는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모두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페일린은 2002년 와실라 AG 교회를 떠났지만 올해 6월 이곳을 다시 방문, 성직자 과정 이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종교와 전쟁, 에너지 문제를 연결지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페일린은 “이라크 전쟁은 신이 부여한 과업”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알래스카를 관통하는 300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파이프 건설공사를 ‘신의 뜻’으로 지칭한 바 있다.

kmkim@seoul.co.kr
2008-09-1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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