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민 고통 확인케 한 가계소비지출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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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9-08 00:00
입력 2008-09-08 00:00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교육비 지출액이 가계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교통비와 식료품비 지출 증가율은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주류 및 담배, 통신비, 오락·문화, 음식·숙박, 의류 및 신발 등의 지출 비중은 모두 낮아졌다고 한다.

이 같은 통계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의 여파로 가계 생활이 얼마나 팍팍한지를 실감케 하는 것이어서 씁쓸하기만 하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실질 소득은 줄어들고, 일자리 찾기도 어렵기만 하니 서민들에게 문화·여가 생활 등 생활의 질 향상이란 먼 얘기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심지어 우유를 끊거나 용량을 줄이는 가구가 적지 않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지갑이 얇아도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사교육비를 대느라 다른 부문의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 물가 압력과 공공요금 인상 등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이 와중에 정부는 담뱃값 인상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가격이 떨어지는 건 찾기 힘들고 온통 오름세 일색인데, 서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공공요금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

정부는 내수 기반이 약한데 가계가 더 어려워질 경우 소비 위축이 심각해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물가·민생 안정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기 바란다. 민간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54%나 된다. 그런데 지난 2·4분기 민간 소비는 전 분기에 비해 0.2% 줄어 4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당분간 소비 심리가 살아날 기미는 없다. 신규 고용 창출 인원이 10만명선이고, 물가 오름세가 이어진다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저소득층의 가계 부채 이자 부담 문제도 신경써야 한다.

2008-09-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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