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송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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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8-23 00:00
입력 2008-08-23 00:00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송재학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홑치마 같은 풋잠에 기대었는데

치자향이 水路를 따라 왔네

그는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무덤가 술패랭이 분홍색처럼

저녁의 입구를 휘파람으로 막아 주네 결코 눈뜨지 말라

지금 한 쪽마저 봉인되어 밝음과 어둠이 뒤섞이는 이 숲은

나비떼 가득 찬 옛날이 틀림없으니

나비 날개의 무늬 따라간다네

햇빛이 세운 기둥의 숫자만큼 미리 등불이 걸리네

눈뜨면 여느 나비와 다름없이

그는 소리 내지 않고도 운다네

그가 내 얼굴을 만질 때

나는 새 순과 닮아서 그에게 발돋움하네

때로 뾰루지처럼 때로 갯버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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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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