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운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 ‘1위’ 표정관리
프랑스의 주간지 ‘르 피가로 매거진’의 보도내용이 알려지면서 중국민들 사이에 ‘1등 논쟁’이 한창이다.
이 잡지는 최근호에서 “미국은 총 메달 수를 따지는 방식으로 베이징올림픽에서 자기들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문들이 이 기사를 받아 쓰면서 중국민들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하여 프랑스, 영국 등 많은 나라가 전통적 방식에 따라 금메달 개수로 올림픽 순위를 매기고 있기 때문이다.22일 정오 현재 금메달 수는 중국 46개, 미국 29개로 비교가 되지 않지만, 총 메달 수는 미국이 95개로 83개의 중국을 앞서고 있다.
중국민들은 중국이 금메달 경쟁에서 미국을 압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현재 상황을 ‘패배’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분개한다.
반면 언론은 짐짓 여유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청년보는 21일 “중국이 금메달 개수로 1위를 차지하든, 미국이 총메달 수로 1위를 차지하든 이 것만으로 스포츠 대국으로서 미국의 몰락이나 중국의 부상을 증명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또 “특히 최근 선수들의 실력차가 근소해 두 가지 순위 매김 방식에서 어떤 것이 더 과학적이고 적합한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과거에 중국이 항상 미국과 러시아에 밀려 큰 차이로 3위에 머물렀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의 성적은 매우 자랑스러운 결과”라고 덧붙였다.
총력을 기울여 베이징올림픽에 걸린 금메달 119개를 의미하는 ‘119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중국 국가체육총국도 최근에는 “중국은 금메달 개수로 어느 특정한 나라를 목표로 삼은 적이 없다.”고 거듭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문예에서 1등 없고, 무예에서 2등 없다.(文無第一,武無第二)’는 옛 말을 마음 속에 새기고 있는 중국이다. 무(武)의 근본인 스포츠에서 2∼3등 메달까지 합쳐 계산하자는 주장을 수긍할 리 없다. 올림픽에서 거두고 있는 호성적에 중국 당국은 이제 ‘표정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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