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로 아빠와 별거 중이던 3·6살 자매 죽은 엄마와 한방서 ‘4일간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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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종 기자
수정 2008-08-23 00:00
입력 2008-08-23 00:00

생옥수수로 허기 달래다 이웃에 발견

세살, 여섯살의 어린이가 생옥수수로 연명하며 숨진 어머니와 함께 4일 동안 한방에서 지내오다 이웃 주민에 의해 뒤늦게 발견됐다.

22일 강원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4시40분쯤 강릉시 교동의 한 원룸에서 최모(36·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 김모(44)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최씨 옆에는 세살과 여섯살 딸이 함께 있었다. 주민 김씨는 “수원에 사는 최씨의 언니로부터 ‘동생과 연락이 안 되니 확인을 좀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가보니 방안에 시체 썩은 냄새가 가득한 채 어린 아이들만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의 딸들은 발견 당시 삶지 않은 생옥수수를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있었고 방안에는 소주와 맥주병이 널려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체의 부패 상태로 미뤄 최씨가 4일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씨가 평소 술을 마시고 잠자는 것을 보아온 아이들은 엄마가 죽은 줄도 모르고 나흘간 시체와 함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4월 초쯤 남편과 잦은 다툼 등 가정불화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출한 뒤 원룸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7일 통닭 배달을 시킨 이후 전화 연락이 끊긴 점,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평소 술을 많이 마셨다는 주변인의 진술 등으로 미뤄 알코올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최씨가 숨지자 두 어린이는 평창에 사는 아버지가 데리고 갔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2008-08-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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