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생활속으로’
장형우 기자
수정 2008-08-20 00:00
입력 2008-08-20 00:00
수영·탁구 등 메달종목 직접즐기기… 구민회관 수강생·동호회 가입 급증
19일 아침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할머니와 배드민턴을 치던 초등학생 손자가 할머니를 이긴 뒤 마치 자신이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이용대처럼 ‘윙크’를 했다. 할머니 최모(55)씨는 “올림픽 이후 배드민턴 코트 자리잡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도 웃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도 웃는 ‘즐거운 올림픽’이 자리잡은 가운데 시민들의 체육 활동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비인기 종목이었던 배드민턴·탁구·수영·유도 등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시민들은 ‘올림픽 직접 즐기기’에 푹 빠졌다. 수영장과 배드민턴장, 탁구대 등이 마련된 구민회관은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오상은처럼, 박태환처럼”
부산 사상구에서 ‘챔피언 탁구 동호회’ 회원으로 10여년을 활동한 이영미(43·여)씨는 “주부 회원이 하루에 5명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상은이 선전하면서 주부들이 양면(셰이크핸드)타법을 선호한다. 유승민이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한면(팬홀더)타법으로 바꿀 것”이라며 웃었다.
서울 동작구민회관은 7월에 비해 8월 수영 수강생이 139명이나 늘었다. 제2의 박태환이 되려는 어린이 회원들도 늘었지만 구민회관측은 50대 이상 회원들의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구민회관 관계자는 “전체 수강생 중 10%를 밑돌던 중장년층이 30%로 늘었다.”면서 “올림픽을 계기로 ‘웰빙소비’가 스포츠로 옮겨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노인종합복지관은 평소 텅텅 비던 탁구장 이용자가 봇물을 이뤄 시간제로 배분해 운영하고 있다.
유도 왕기춘·최민호의 배에 새겨진 ‘王’자를 본 중년 남성들은 직장·지역 동호회 등을 이용해 뱃살빼기 작전에 돌입했다. 직장인 박모(39)씨는 “왕기춘의 경기를 보는데 아내가 계속 내 뱃살을 흘겨봐 배에 힘을 주고 있느라고 힘들었다.”면서 “아들과 유도관을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청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의 8월 유도 수강생은 59명이었지만,19일 현재 9월 수강신청자만 64명이다. 관계자는 “여름에 실내 운동인 유도 수강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주 특이한 현상”이라고 소개했다.
●중년 남성들 뱃살빼기 시동
서울 서대문구 배드민턴 동호회인 ‘스카이 클럽’도 최근 회원이 20명 이상 늘었다.6년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경희(40·여)씨는 “뱃살을 빼려는 중년 남성들의 문의전화가 하루에 5∼6통 정도 온다.”면서 “배드민턴을 만만하게 보고 왔다가 ‘작심삼일’에 그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김승훈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2008-08-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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