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운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 스스로 깬 ‘올림픽 비정치화’
지난 16일 베이징국제미디어센터(BIMC)에서는 다소 ‘뜬금없는’ 기자회견이 하나 열렸다.
회견의 제목은 ‘중국 소수민족의 인권사업 발전’. 소수 민족 문제를 관장하는 국가민족사무위원회 간부들이 나와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의 우수성과 발전상을 한참이나 자랑한 것이다.
우스민(吳仕民) 부주임은 “중국내 소수민족들이 중앙 정부 등에 희망사항을 요구할 다양한 기회가 있고 통로도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신장지역의 이슬람 신도들이 성지인 메카로 순례하는 것을 막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간 경제격차에는 “신장, 티베트 지역이 해발고도가 높고 교육수준은 낮아 인재유입이 부진한 데다 문화적 관념의 차이로 경제발전이 더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마오궁닝(毛公寧) 부국장은 “중국의 민족 관계는 양호하다. 테러 사건이 민족 문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외국 기자들은 당황스러웠다. 중국의 민족 문제야 중국에서 얼마든지 회견을 가질 수 있지만, 회견의 장소와 시점이 어색했다.
BIMC는, 인원 제한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등록하지 못한 기자들에게 관련 정보와 뉴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중국 정부가 설립한 기관이다.BIMC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이를 명백히 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올림픽이 아닌 자국내 정치 문제를 언급한 것은,‘올림픽의 비정치화’를 강조해온 중국 정부의 원칙과는 다소 맞지 않아 보였다. 한 외국기자가 사격에서 금·은메달을 나란히 목에 건 남·북한 선수에게 축하의 멘트를 한 것조차 ‘정치 문제’라며 통역을 거부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중국 아닌가.
만약 신장에서의 테러로 올림픽 안전에 의구심을 품은 외국기자에게 설명하는 자리였다면, 회견의 제목에 ‘인권’이란 단어는 빠졌어야 했다.
‘올림픽 비정치화’를 놓고 중국의 입장이 바뀌었음을 알리는 자리인지 잠시 헷갈리게 하는 기자회견이 아닐 수 없었다.
jj@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