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잘 싸웠어
김영중 기자
수정 2008-08-08 00:00
입력 2008-08-08 00:00
박주영 후반 22분 선취골… 20개월만에 골맛
베이징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베이징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앞서 같은 조의 이탈리아는 온두라스를 3-0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승점 3을 챙겨 조 1위로 나섰다. 반면 한국은 승점 1점만 챙기는 데 그쳐 8강 진출의 최대 고비인 10일 이탈리아전에 이어 13일 온두라스와의 최종전에서도 상대적 부담을 안게 됐다.
예상대로 박주영과 이근호(대구)를 투톱으로 내세운 박성화는 4-4-2 진영으로 상대방을 공략했다.
전반은 팽팽한 접전으로 일관했지만 박주영과 이근호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을 고집해 특색 없는 경기로 일관했다. 미드필더의 움직임이 둔해 뒤에서 받쳐주지 못해 답답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근호는 전반 6분 전진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골키퍼와 마주하는 기회를 맞았지만 반대쪽 골문을 노리고 찬 공이 오른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 아쉬웠다. 전반 15분에도 오른쪽을 돌파한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 골지역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수 몸을 맞고 튕겨나왔다. 카메룬의 반격도 매서웠다. 전반 18분과 28분 음비아가 잇따라 대포알 같은 강슛을 날리며 한국을 압박, 경기를 일진일퇴의 공방전으로 몰고갔다.
한국의 공격은 후반 신영록(수원)이 들어오면서 흐름이 풀렸다. 그리고 실마리는 박주영이 풀었다. 후반 22분 왼쪽 바깥쪽 프리킥 찬스에서 오른쪽 골문을 향해 절묘하게 날린 프리킥이 상대 수비수 사이를 빠져 날아간 뒤 카메룬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것. 박주영은 자신을 변함없이 믿어준 박성화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교체 투입된 카메룬의 만젝이 크로스로 올라온 공을 오른발슛으로 강하게 연결, 동점골을 엮어내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은 인저리 타임 2분여를 남기고 상대 공격수 알버트 바닝이 퇴장당하는 기회를 잡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승점은 3점에서 1점으로 줄어들었지만 ‘박성화호’는 ‘축구 천재의 부활’이라는 값진 선물을 받았다. 그동안 골 가뭄 때문에 최종 선발을 놓고 말이 많았지만 큰 무대에서는 제 역할을 해왔던 터라 기대가 컸던 게 사실. 올림픽대표팀이 사실상 첫 출발을 했던 지난 2006년 11월14일 창원에서 21세 이하 일본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무려 633일 동안 골을 침묵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박주영은 “난 큰 물에서 강하다.”던 장담을 지켜냈다. 지난 2005년 나이지리아와의 세계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 경기에서 멋진 프리킥으로 2-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기억을 되살리기라도 하듯 이번에도 프리킥으로 카메룬의 골문을 흔들었다.
친황다오(중국)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2008-08-0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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