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알고도 손 안썼다?
김균미 기자
수정 2008-07-28 00:00
입력 2008-07-28 00:00
이대통령 “어떻게 이런 일이” 격노… 문책 시사
●“경위 파악… 책임 추궁 불가피”
이에 앞서 미국 연방정부 기관인 지명위원회(BGN)는 독도가 속한 국가를 한국에서 지난주부터 ‘주권 미지정 지역(Undesignated Sovereignty)’으로 바꿔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26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또 리앙쿠르 바위섬을 검색하면 예전에는 변형된 표현으로 독도(Tok-to)라는 이름이 지명위원회 표기 기준으로 먼저 나왔으나 변경 후에는 독도가 일본식 표기인 다케시마(Takesima) 뒤로 밀려났다.
휴가 중 이 같은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격노하면서 진상파악과 함께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불과 얼마전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각국 의회 상황을 파악하고 오류가 있으면 시정하라고 지시하는 등 후속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는 데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어처구니 없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그런 차원에서 더욱 화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 철저한 경위파악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만약 관련자들의 직무 해태로 이번 사안이 발생했다면 책임 추궁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뒤늦게 독도 전담팀 발족
외교통상부는 주미대사에게 긴급훈령을 내려 미 정부에 우리측 우려를 전달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외교부 제2차관 밑에 별도로 독도 전담팀을 발족, 대응해 나가도록 했다. 미 지명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독도의 다른 명칭인 ‘리앙쿠르 바위섬(Liancourt Rocks)’이 속해 있는 국가란에 ‘한국’(South Kor ea)과 ‘바다(oceans)’로 표기돼 있던 것이 지금은 특정국가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지역으로 바뀌었다.
미 지명위원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한·일 간에 독도 영유권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이와 관련해 앞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겠다는 표시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표기 변경은 일본측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어서 파장과 배경이 주목된다.
특히 KBS 인터넷판은 27일 ‘미 지명위원회가 독도는 한국영토란 기존의 표기를 바꾸려 한다.’는 내용의 제보를 정부 관계자에 전달했지만 공식 대응을 미뤄 왔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 당국이 표기가 바뀌었다는 KBS의 통보를 받고서야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언론 보도를 보고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서며 부산을 떨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미대사관측이 BGN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동 위원회측으로부터 ‘독도에 대한 중립적 명칭인 리앙쿠르 록스로 표기하는 것과 관련된 방침에 따라 데이터베이스를 단순히 정리한 것’이라는 1차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현재 주미대사관을 통해 표기 변경에 대한 배경 등을 확인 중에 있으며, 미 정부 관계자 접촉 등을 통해 표기 수정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kmkim@seoul.co.kr
2008-07-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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