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다른 시인의 시를 해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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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환 기자
수정 2008-07-18 00:00
입력 2008-07-18 00:00

나희덕, 시선집 ‘아침의 노래’ 펴내

1989년 ‘뿌리에게’로 등단한 후 서정시의 전통을 잇는 시를 꾸준히 발표하면서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문학상을 섭렵한 시인 나희덕.19년동안 자신의 시만을 써온 시인이 처음으로 다른 시인의 시에 자신의 해설을 붙여 시선집 ‘아침의 노래 저녁의 시’(삼인 펴냄)를 냈다.

황지우, 정희성, 김용택, 안도현, 도종환, 정끝별, 문인수 등 등단 이후 쉼없이 시를 지어 세상에 내보여온 우리 시인들의 작품 80편이 선택됐다.

“한 생물학자의 말을 빌리면, 꽃이란 다름 아닌 식물의 성기로서 그 속에 흐르는 꿀로 ‘날아다니는 음경’을 부른다.…직박구리여, 네가 없이는 이 꽃이 다른 꽃에게 갈 수 없으니, 부디 맛있게 먹고 멀리 날아가다오.”

꽃 속의 꿀을 쪽쪽 빨아먹고 있던 직박구리를 ‘잔인하다.’며 쫓아버린 ‘누군가’를 질책하는 고진하 시인의 시 ‘직박구리’를 읽은 나 시인은 “자연스럽고 은밀한 만남을 잔인하다고 쫓아버리는 생물은 사람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연 그대로의 삶을 스스로에게 다짐해본다. 시인이 매일 부딪치는 일상을 살펴 거기에 담긴 마음을 읽어내는 관찰자라면 나 시인은 이번에 ‘관찰자의 관찰자’가 되어 시인과 독자들을 만나게 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아침의 노래가 날숨이라면/저녁의 시는 들숨입니다./아침의 노래가 썰물이라면/저녁의 시는 밀물입니다./…/그러나 아침의 노래는 어느새 저녁의 시로 번져 있고/저녁의 시는 아침의 노래에 스며들어 있습니다./수많은 아침과 저녁을 지나왔지만/아직도 아침과 저녁 사이 그의 얼굴을 알지 못합니다.”(‘머리말’에서)



아침 같은 노래, 저녁 같은 시를 읽고, 시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쏠쏠한 재미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98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2008-07-1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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