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플러 디자인이 패션쇼보다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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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수정 2008-07-04 00:00
입력 2008-07-04 00:00
우아한 드레스를 디자인하는 게 더 쉬울까, 한 조각 머플러(마후라)를 디자인하는 게 더 수월할까.

유명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3일 후자가 더 고민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서울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열린 ‘조종사의 날’ 선포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그는 자신이 무보수로 직접 디자인해 공군에 헌정한 ‘명품 빨간 마후라’가 남몰래 혼신의 힘을 쏟은 역작임을 소개했다.

“패션쇼보다 작업은 단조로웠지만 생각한 시간은 더 오래 걸렸다.”는 것이다. 빨간 마후라에 실린 ‘애국’의 무게가 이 세계적 디자이너에게 만만찮은 부담으로 작용한 모양이다. 그는 ‘패션 디자인의 달인’답지 않게 “좀더 잘했어야 하는 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씨가 설명한 ‘명품 빨간 마후라’의 디자인적 의미는 이렇다.“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 왕실 문양을 미래지향적으로 재창조했다. 헌신적인 조종사의 열정과 희생정신을 소중히 생각하는 의미에서 빨간색과 오렌지색을 채택했다.”

공군으로부터 디자인 부탁을 받고 고민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빨간 마후라의 이미지가 전 국민에게 워낙 오래전부터 각인돼 있어 더 고민이 됐다.”면서 “조종사의 헌신적 정신을 강렬하면서도 멋스럽게 디자인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심플하고 단아하면서도 뜻깊은 한국의 정신을 미래지향적 정신과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고 ‘앙드레 김식 수사(修辭)’를 한껏 덧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08-07-0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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