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살 꿈이…” 아름다운 메아리
최치봉 기자
수정 2008-06-27 00:00
입력 2008-06-27 00:00
광주 ‘한마음 가족愛 음악제’ 대상 받은 보육시설 애육원 어린이들
‘환하게 웃었습니다. 늘 그늘진 얼굴에 미소가 돌았습니다.’
광주의 도심 한쪽에 둥지를 튼 한 보육시설 교사 김모(26·여)씨가 26일 광주시에 보낸 ‘감사의 편지’의 내용 중 일부다.
광주시 제공
이 고아원은 광주시 주관으로 최근 열린 여성합창 페스티벌의 ‘한마음 가족애(愛)음악제’에 어린이 합창단을 출전시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초·중학생 30여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독일 설화인 ‘백설공주’를 각색한 ‘거울아, 거울아’란 뮤지컬을 무대에 올려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합창단의 이모(13·여)양은 “공연을 마치고 청중들의 환호 속에서 엄마의 모습이 어렴풋이 스쳐 지나갔다.”면서 “부모님이 공연을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모(12)군도 “합창대회를 연습하면서 처음으로 아이들과 지도 선생님 모두가 한식구처럼 느껴졌다.”며 가족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합창반을 지도한 김 교사는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면서 “시설생활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던 아이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애육원’을 연호할 때 애써 눈물을 참았다.”고 말했다.
응원을 위해 모였던 다른 시설 아이들도 기쁨을 함께 했다.
관람석에서 뮤지컬을 지켜봤던 김영숙(가명·14·중 1년)양은 “백설공주처럼 계모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하루 빨리 흩어진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합창단은 이번 음악제 예선부터 80여개 출전팀을 물리치고 대상을 차지했다.300만원의 상금도 받았다.
●애틋한 형제애 느낀 소중한 시간
김 교사는 “상금으로 ‘제 소리를 내지 못하는 피아노를 바꿀지, 어떻게 좋은 일에 써야 할지 행복한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애틋한 가족·형제애를 서로에게 느끼고, 표현하는 기회를 가진 것이 대상 수상보다 훨씬 소중했다.”면서 “이들을 따뜻하게 감쌀 때 사회는 더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지금도 메아리에 실린 어린이들의 꿈은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희망과 자신감으로 꿈을 향해 다가갈 수 있는, 귀하디 귀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편지의 끝을 맺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08-06-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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