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잊혀질까봐 불안해요”
김승훈 기자
수정 2008-06-23 00:00
입력 2008-06-23 00:00
이랜드·뉴코아 비정규직 파업 1년째… 23일 해고자 복직 촉구 대규모 집회
23일은 이랜드·뉴코아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파업에 돌입한지 꼭 1년째 되는 날이다. 해고된 정미화(46·여)씨는 22일 기자와 만나 해결기미가 없다는 사실보다는 이대로 잊혀지는 게 걱정이라고 했다.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할인매장 홈에버(월드컵점) 청과야채 코너에서 판매직으로 일하던 정씨는 1년전 파업에 동참했다. 사측에서 비정규직 계산원을 집단해고한 데 반발해 일어난 파업이었다. 처음에는 사회적 관심도 높아 머지않아 해결되리라 생각했지만, 파업은 길어졌다.
동료들은 하나 둘 파업 현장을 떠났다. 화도 나고 배신감도 느꼈지면 시간이 지나면서 이탈동료들의 사정도 이해했다.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인 두 아들을 둔 정씨는 “학원비는커녕 등록금, 야식비, 교통비도 못 주는 형편”이라고 했다. 정씨는 아이들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게 가장 가슴 아프다고 했다. 정씨는 “현재 생계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이랜드 노조원들의 파업은 지난해 7월1일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이랜드그룹이 계열사인 뉴코아백화점과 홈에버의 비정규직 계산원들을 대거 해고하면서 비롯됐다.1년이 지난 지금 노조원들은 줄줄이 구속되거나 250억원에 달하는 손배가압류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이랜드 노조 홍윤경 사무국장은 “400여명의 노조원들이 계속 투쟁하고 있는데, 집에 전기가 끊기거나 자녀들 급식비도 못 내는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게 아니라 비정규직법 취지에 맞게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해 달라는 것이다. 소박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두 회사 노조원들은 23일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해고자 복직 및 단계적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와 문화제를 연다. 정씨는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08-06-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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