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돌려 세운 워싱턴 왜?
김균미 기자
수정 2008-06-17 00:00
입력 2008-06-17 00:00
美, 쇠고기협상 연장 요청… 김본부장 귀국중 U턴
●긴박했던 하루… 돌파구 기대
한국 협상단은 이날 오전 내부 회의를 열어 13·14일 두차례 장관급 협의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30개월령 이하의 쇠고기 수입을 보장할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실무 차원에서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먼저 협의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실무협의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김 본부장이 워싱턴에 계속 머물며 기다리기보다는 귀국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에 압박을 가하는 ‘초강수’로 귀국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김 본부장은 16일 0시30분 뉴욕발 항공기 편을 예약했다.15일 오후 6시30분쯤 뉴욕을 향해 워싱턴을 출발하기 전 미국측에 귀국 사실을 통보했다. 미국도 이에 합의했다.
그러나 오후 9시를 전후해 상황이 급변했다. 미 USTR쪽에서 주미 한국대사관과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긴급하게 연락이 왔다고 한다. 장관급 협의가 더 필요하니 귀국을 미뤄달라는 요청이었다.
뉴욕에 머물고 있던 한국 협상단은 미측 요청을 받아들였다. 워싱턴 시간으로 자정이 가까운 오후 11시48분쯤 통상교섭본부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 협상단이 귀국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보도된 지 2시간여만이다.
워싱턴과 서울에서는 이처럼 급박한 상황을 놓고 협상에 돌파구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는 미국으로서 한국 협상단의 귀국을 ‘막아가며’ 장관급 추가 협의를 제안했다면 보다 진일보한 제안을 들고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무것도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한·미 정부 협상단 모두 쇠고기 추가협상을 오래 끌 경우 양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이번 기회에 최종 담판을 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靑, 외교부 앞서 협상 복귀 흘려
일각에선 청와대가 외교부보다 먼저 김 본부장의 워싱턴 복귀 사실을 흘렸다는 점에서 양국이 고위 라인을 가동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양국 정부는 한국내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우선 ‘30개월령 미만’쇠고기만 수출한 뒤 일정 유예기간 후 ‘30개월령 이상’쇠고기도 수출한다는 큰 틀에서는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출업계도 빠른 교역재개를 원한다며 이같은 틀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가 우리 협상단에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측은 당초 계획대로 16일 오후 추가 협상 3차 협의를 열 예정이다.
kmkim@seoul.co.kr
2008-06-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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