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대책 효과 ‘글쎄… ’
류찬희 기자
수정 2008-06-12 00:00
입력 2008-06-12 00:00
미분양아파트 해소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서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조치라지만 ‘소비자 프렌들리’(friendly)가 아닌 ‘건설업계 프렌들리’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소비자 요구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업체의 가려운 곳만 긁어주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와 여당이 미분양 적체를 불러온 고분양가·과잉공급을 따지지 않고 건설사의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가 거품을 빼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청약하고 자연스럽게 미분양 적체가 해소되는데 이를 무시했다는 얘기다.
분양대금 납부조건을 완화하면 담보인정비율을 10%포인트 높여주겠다는 대책도 ‘눈가리고 아웅’ 격이다. 계약금 비중을 낮추거나 중도금 무이자 융자 혜택 등은 이미 보편화된 영업전략이다. 금융비용이 분양가에 반영된 상태라서 분양가 인하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실제 분양가 인하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업체만 살찌우는 대책으로 전락할 우려가 짙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청약통장까지 사용한 기존 계약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나온다. 통장을 사용한 경우는 분양가를 모두 내고, 미분양 아파트는 분양가를 10% 깎아주면 기존 계약자의 반발이 뻔하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사가 쉽게 응할지 의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확대하기 위해 분양가를 깎아줄 경우 종전 분양자들에게 분양가 차액을 돌려줘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분양이 많이 이뤄진 단지에서는 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면제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한 것도 큰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집값이 올라 양도차익이 확실시된다면 몰라도 수도권 거주자가 지방 미분양주택을 구입한 뒤 2년 이내에 수도권 집을 팔고 지방으로 내려가도록 유도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건설업계도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형 대한주택건설협회 상무는 “주택 미분양 적체를 해소하려면 일시적인 양도세 면제와 같은 획기적인 조치가 따라야 하는데 알맹이가 빠져 투자 수요를 유발하기에 한계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 “수도권 업체를 달래줄 미분양 대책이 빠진 데다, 분양가를 깎아주는 것도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8-06-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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