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 민생안정 대책] 10조5천억 응급처방…1380만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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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걸 기자
수정 2008-06-09 00:00
입력 2008-06-09 00:00
정부가 이번에 밝힌 세금 환급은 우리나라에서 사상 처음 단행되는 대책이다. 고유가에 따른 서민의 고통이 감내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정부 역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대상이 너무 넓고 유류 소비를 부추길 수 있는 유류세 인하 대신 서민에게 주로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책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다만 화물업 종사자나 빈곤층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계층에 대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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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고유가 대책 기자회견에서 강만수(오른쪽) 기획재정부 장관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고유가 대책 기자회견에서 강만수(오른쪽) 기획재정부 장관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추경 당정 합의…국회 공전 늦을 수도

이번 대책에 따라 직접적으로 세제 환급을 받는 인원만 근로자와 자영업자를 합쳐 모두 1380만명. 전체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각각 72%,85%에 이른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2370만 3000명 중 절반 꼴로 세금을 돌려받는 셈이다.

대책의 재원은 모두 10조 4930억원. 이 중 올 하반기 재정지출 규모인 3조 3000억원은 작년 세계잉여금 잔액 4조 9000억원을 활용, 추경 형식으로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적으로 경기침체나 대량실업 등 중대한 상황이 발생하면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추경편성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정부와 여당이 절충점을 찾은 셈이다. 강 장관은 “이번 대책에 들어가고 남는 1조 6000억원은 따로 추경으로 편성, 앞으로 나올 민생 관련 대책에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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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맞지만 저소득층 지원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방향이 맞다.’는 반응이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고통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전반적인 유류세 인하보다 이들에 특화된 지원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세계적인 고유가 추세는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삶의 방식 역시 에너지 절감 쪽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면서 “저소득층 등 고유가로 더욱 힘들어하는 사회적 약자에게 지원을 집중하는 게 옳을 뿐 아니라 오래갈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이영 교수도 “(고유가) 충격이 온 곳에 직접 (재정 투입 등의) 대응을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면에서 그 효과가 불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는 추경보다 환급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대상 폭을 너무 넓혀 저소득층 지원의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봉 3000만원인 직장인에게 24만원은 하룻밤 술값이지만 1200만원을 버는 저소득층에게는 한달 밥값일 수 있다.

송태정 연구위원은 “똑같은 1조원을 쓰더라도 효율성이 더 크게 나타나는 계층에 집중하는 게 경제학적인 접근”이라면서 “대상을 줄이더라도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에너지 쿠폰이나 겨울철 생존에 절대적인 난방 쿠폰을 제공하는 게 추가로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08-06-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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