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독거노인·불우아동 돕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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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기자
수정 2008-06-02 00:00
입력 2008-06-02 00:00

송파署 문영호 경위 500명에 선행

“법이 지켜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듬고 싶습니다.”

서울송파경찰서 정보보안과 문영호 경위는 1일 경북 김천시 부곡동에 있는 김천부곡사회복지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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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호 경위
문영호 경위
그는 2003년부터 매년 이곳을 찾아 마을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이번 경로잔치를 마련하기 위해 성과급으로 받은 250만원을 털었다.

무료급식·저소득층 집수리·강원도 수해 복구 등 1997년부터 휴일마다 계속된 문 경위의 자원봉사 시간은 이제 3000시간을 넘어섰다. 그가 내놓은 성금은 4000만원 이상이고, 그의 따뜻한 손길을 받은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아이들은 500명이 넘는다.

문 경위는 “저축을 못해 아내에게 꾸중을 듣지만 어린 시절 힘들었던 나를 보살펴준 분을 생각하면 이 일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문 경위는 고등학생 시절 부모를 잃었다. 어머니는 41세 되던 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소식없이 고향을 떠났다.

17살이던 그는 막노동과 운전조수 생활로 연명했고, 군대를 제대한 후에는 생활고로 자살까지 시도했다.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다시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경찰에 입문하게 됐다. 문 경위는 “당시 트럭이라도 한 번 태워주고 밥 한끼라도 준 사람들은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서민이었다.”면서 “내가 돕는 누군가가 나를 도왔던 그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22년간 형사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법이 미처 보호하지 못하는 이들을 챙겨왔다. 오토바이를 훔친 결손가정의 한 청소년을 자기 돈 300만원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해 석방시키고,8년째 보살펴 어엿한 가장으로 키워내기도 했다.

그는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들도 당당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가난은 죄가 아닌데 숨어 사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우리 사회가 그들을 이해하고 감싸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08-06-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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