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취임 100일] 脫여의도 벌써 ‘위기’
전광삼 기자
수정 2008-06-02 00:00
입력 2008-06-02 00:00
이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청와대 수석 및 각료 인선과정에서부터 최근 한·미 쇠고기 협상에 이르기까지 기성 정치권과는 거의 소통이 없었다. 크고 작은 정책을 둘러싸고 당·정·청의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청와대의 일방통행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다.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정무기능 부재를 지적하고, 국정쇄신 필요성을 제기할 때 청와대는 이를 일축했다.
정치권의 관례도 무시되기 일쑤였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공동대표와 가진 여야 영수회담이 그랬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만날 때도 그랬다. 최소한의 사전조율도 없이 무턱대고 만났다가 번번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 보니 ‘알맹이 없는 회동’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MB가 지난해 ‘탈 여의도 정치’를 선언했을 때, 많은 국민들은 기성 정치권의 악습·부조리·부패와 단절을 선언한 것이라고 믿고 지지했다.”면서 “그러나 대통령 취임 이후 기성 정치권과는 철저하게 거리를 두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도 강한 반발에 직면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 대통령의 탈 여의도 정치가 기성 정치권의 가치를 폄훼하고, 정치인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것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 뒤 “중요한 것은 소통의 자세”라며 “대통령을 믿고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2008-06-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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