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공립高 ‘불쑥’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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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수정 2008-05-31 00:00
입력 2008-05-31 00:00

교육감 재선 치적 쌓기용?

“만류를 했는데도 굳이 일정을 앞당긴 것은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치적사업’에 넣고 싶다는 뜻 아닐까요?”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30일 서울시교육청이 기숙형 공립고 선정 일정을 예정보다 1년이나 앞당긴 데 대해 이같이 해석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오는 7월30일 치러진다. 서울에서는 사상 최초로 주민의 손으로 교육감을 직접 뽑고,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당연히 환영할 기숙형 공립고 선정을 선거 전에 결정한 것도 이번 선거에 출마할 현직 교육감의 치적쌓기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주무 부처인 교과부의 의견을 일축하고 서울시교육청이 불쑥 발표한 것도 이런 의구심을 뒷받침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내년쯤 선정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했지만, 윗선의 압박이 심해 실무자들이 서두르는 것 같다.”면서 “가뜩이나 관심이 낮은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치적사업을 통한 홍보효과를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숙형 공립고(학교)는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열악한 농산어촌 지역의 학교에 먼저 세운다는 게 새 정부의 기본방침이다. 교과부는 예정대로 다음달 말쯤 농산어촌에 88개교의 기숙형 공립고를 지정하고 2단계로 내년에 중소도시와 대도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교과부가 정한 이런 일정을 앞당겨 세현고(강서구), 금천고(금천구), 면목고(중랑구) 등 3개교를 기숙형 공립고로 최근 지정했다. 기숙형 공립고를 짓는 데 필요한 일부 재원으로 교과부로부터 75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교과부 관계자는 “농산어촌 선정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 지역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서울지역은)1개가 될지,3개가 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자칫 이번에 선정된 학교들이 ‘기숙사만 보유한 학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고 75억원 지원도 서울시교육청의 바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 지역의 기숙형 공립고는 내년 사업이지만 2010년 3월에 개교하려면 올 하반기에는 설계가 끝나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선정한 것”이라면서 “7월 교육감 선거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교과부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의 발표대로 기숙형 공립고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08-05-3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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