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게 뭐야? 왜 그냥 누워 있어?”
황수정 기자
수정 2008-05-30 00:00
입력 2008-05-30 00:00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례식
“죽은 거야.”
“죽은 게 뭔데? 왜 그냥 누워 있어?”
“나도 죽어? 그럼, 엄마 아빠가 슬퍼할 텐데….”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례식’(울프 닐손 글, 에바 에릭손 그림, 임정희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천진하게 쓱 꺼내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쥐어 주는 그림동화다.
무료함을 달래려고 우연히 죽은 벌을 땅에 묻어 주기로 한 꼬마 셋. 나무막대기로 십자가까지 만들어 벌의 장례식을 멋지게 치러준 꼬마 녀석들은 내친김에 장례회사를 차린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례식으로 불쌍하게 죽은 동물들을 돕고 싶어서이다. 한 아이는 무덤을 만들고, 또 한 아이는 추모시를 짓고, 나머지 아이는 무덤 앞에서 울기로 했다.
반쯤 장난으로 시작된 일에는 갈수록 진지한 감정이 실린다. 하지만 시종 경쾌한 톤을 견지한 책은 죽음의 어두운 이미지를 부각시키지 않으려 애썼다. 까만 겉옷과 넥타이를 챙겨 입고 어른 흉내를 내는 아이들의 모습은 간간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모든 동물들에게 근사한 장례식을 해주겠다는 엉뚱한 욕심으로 덫에 걸린 쥐, 냉장고 안의 생선까지 뒤져대는 광경에 폭소가 연발할 듯. 스펀지에 물이 스미듯 실컷 웃다 보면 어느새 죽음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신통한 재주를 부리는 스웨덴산 그림책이다. 초등저학년까지.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8-05-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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