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축소·저가폰 vs 가전 확대·고가폰
안미현 기자
수정 2008-05-29 00:00
입력 2008-05-29 00:00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남용 LG전자 부회장 엇갈린 선택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계의 양대 축을 이끌어가는 두 사람은 최근 취임식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각자의 미래 구상을 내놓았다.
확연한 차이점은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사업 전략이다. 남 부회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5년 안에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면서 ‘큰돈 되는 사업’으로 상업용 에어컨을 예로 들기도 했다. 가전사업 확대 방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이 부회장은 얼마전 단행한 삼성전자 조직개편에서 생활가전을 축소했다. 독립사업부에서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산하로 옮긴 것이다. 물론 생활가전에 다시한번 기회를 준 것이라는 정반대의 해석도 나온다.GE 가전사업과 관련해서는 “관심없다.”고 확실하게 손사래친다.
LG의 가전사업은 세계 3위다. 돈도 꾸준히(영업이익률 6∼7%대) 번다. 삼성의 가전사업은 올들어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더 근본적 차이점은 가전사업을 보는 눈이다.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생활가전은 한국에서 할 만한 사업이 아니다.”라며 해외 이전을 시사했다. 이후 삼성의 가전공장은 멕시코 등 중남미로 옮겨가고 있다.
●GE 풀무질 속 낮은 인수가능성 관측도
이런 가운데 방한 중인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LG 인수설’에 불을 붙였다. 이멜트 회장은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능률협회 주관 조찬간담회에서 “중국의 하이얼, 한국의 LG, 멕시코, 터키 등의 업체를 (인수 후보자로)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이 가운데 LG가 가장 앞서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미 두 회사 사이에 상당한 물밑협상이 오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급속히 확산됐다.LG가 GE 가전사업(70억달러)을 인수하면 매출 196억달러(지난해 기준)로 월풀(194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다.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는 하이얼 ‘견제 효과’도 있다.
하지만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시너지 효과가 별로 없다.GE 가전사업 인수로 얻게 되는 최대 시장은 미국인데, 이미 LG는 5분기 연속 드럼세탁기 1위 등 북미에서 상당한 실적을 내고 있다.
오세준 한화증권 연구원은 “양쪽 모두 프리미엄 가전 위주여서 겹치는 영역이 많다.”고 지적했다.“볼륨(규모) 경쟁은 안 한다.”는 남 부회장의 거듭된 공언도 ‘예의주시=인수 추진’으로 섣불리 해석할 수 없게 만든다.
●휴대전화 프리미엄 vs 중저가
휴대전화 전략과 관련, 남 부회장은 “프리미엄 위주로 가겠다는 생각은 확고하다.”고 못박았다. 이어 “저가모델까지 확장해 규모를 키울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프리미엄 기반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를 따라가지 않고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얘기다.
프리미엄만 고집하던 삼성은 지난해 저가폰에도 적극 눈을 돌렸다. 신흥시장 등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올들어 다시 고가폰으로 선회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 부회장 취임 후에도 이렇다 할 공식 언급은 아직 없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8-05-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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