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다리 없는 스프린터’ 베이징 가는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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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기자
수정 2008-05-17 00:00
입력 2008-05-17 00:00
두 다리 없이 보철에 의지해 트랙을 질주해 ‘블레이드 러너’라 불리는 남아공의 장애인 육상선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1)가 베이징올림픽에서 비장애 선수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게 됐다.

스위스 로잔에 본부를 둔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1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피스토리우스의 올림픽 등 각종 대회 참가를 막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16일 밤(한국시간) 결정을 내렸다.

CAS 패널위원회는 IAAF와 피스토리우스 양쪽이 제시한 증거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피스토리우스가 달릴 때 무릎 아래에 차는 보철장비 ‘치타 플렉스푸트’가 다른 비장애 선수보다 피스토리우스에게 생체적 효율을 증진시킨다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적시했다.

당시 IAAF는 이 장비가 비장애 선수와 비교했을 때 장애인들에게 에너지를 20% 정도 덜 소비하도록 함으로써 불공정한 이득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했다.

물론 CAS가 피스토리우스의 손을 들어줬지만 그의 베이징올림픽 출전에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400m가 주종목인 그가 남아공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거나 올림픽 A기준기록(45초55)이나 B기준기록(45초95)을 넘어서야 하는 것.

지난해 비장애인 선수와 나란히 뛴 남아공선수권대회에서 피스토리우스는 46초56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개인 최고기록은 46초46.

올림픽 출전 자격을 실제로 따내느냐 여부와 관계없이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만으로 출전이 제한됐던 장애인 육상선수들의 문호를 활짝 열어젖혔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국내에도 조수현(21) 등 보철을 달고 뛰는 선수가 여러 명 있어 이들에게도 이번 결정은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어난 지 11개월 만에 무릎 아래를 잘라낸 피스토리우스는 보철장비를 이용해 걷고 뛰는 훈련을 해 어릴 적부터 럭비를 즐겼으며, 육상으로 전환한 뒤 9개월 만에 아테네 패럴림픽에서 100m와 200m,400m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8-05-1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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