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어느날 인간 광우병에 걸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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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우 기자
수정 2008-05-10 00:00
입력 2008-05-10 00:00

소비자 인과관계 증명 곤란… 정부 책임 묻기 어려워

2020년 5월10일 아침. 직장인 김모씨는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을 느꼈다. 잦은 야근 탓에 생긴 빈혈이라 생각하고 병원을 찾은 김씨는 ‘vCJD(인간광우병)’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억울한 생각에 12년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결정한 정부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과연 정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미국의 동물 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다우너(앉은뱅이소)’의 동영상을 다시 공개하는 등 국민의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법조인들은 대체로 “손해배상을 받긴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한 현직 판사는 사견을 전제로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선 정부의 고의나 과실이 입증돼야 한다. 국민이 인간광우병에 걸리게 하려고 정부가 미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의학수준에 비춰봤을 때 미 쇠고기에 위험이 없다고 판단한 것에 과실이 없다면 정부에 책임을 묻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는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렸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10여년 전 섭취한 쇠고기 때문에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한택근 변호사는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이 잠복기 동안 외국에 나가지 않았고 미 쇠고기 말고 다른 경로를 통해 병에 걸릴 가능성이 없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손해배상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08-05-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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