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방북 다음 카드는 대북지원?
8일 방북한 성 김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이 북측으로부터 플루토늄 생산 관련 핵시설의 가동 기록을 담은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넘겨받아 10일 남측으로 내려올 것으로 알려져 북핵 6자회담 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와 함께 한·미가 12일 워싱턴에서 대북 식량 지원 문제를 협의키로 해 북핵 문제 진전에 따른 대북 지원 재개가 가시화할 것인지 주목된다.
●“핵시설 자료,1차 검증 기준”
정부 고위 당국자는 9일 “성 김 과장이 굉장히 많은 분량의 플루토늄 생산 관련 핵시설 운행 자료를 갖고 올 것”이라며 “이 자료는 1차적인 검증 기준이 될 것이며, 전문가들의 분석 과정을 거쳐 검증 가능한 자료라고 판단되면 미측도 해야 할 의무 행동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측이 핵활동 관련 중요한 문서를 처음 내놓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1990년 이후 핵시설 운행자료인 만큼 방대한 양보다는 내용의 검증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미 등은 핵시설 운행자료의 검증 가능성을 판단한 뒤 북측이 의장국인 중국측에 공식 신고서를 제출하면 참가국들의 회람을 거쳐 6자회담을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 당국자는 “참가국들의 외교일정 등을 고려할 때 6자회담이 6월 첫 주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 대북 지원 재개하나?
6자회담 재개 움직임과 함께 한·미가 다음주 초 워싱턴에서 대북 식량 지원 문제를 협의키로 해 북핵 문제와 대북 지원이 함께 굴러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현안이나 6자회담과 연계시키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대북 지원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는 형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측이 50만t 가량의 대북 식량 지원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뤄지는 한·미 협의라는 점에서 대북 지원도 한·미 공조를 통해 조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통미봉남’ 우려도 불식시키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그러나 북측의 요청 없이 미측의 50만t 지원이나 세계식량기구(WFP)를 통한 지원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미간 미묘한 입장 차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 협의에서 미측은 방북 결과를 바탕으로 북측 식량 사정과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우리측도 대북 지원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하게 될 것”이라며 “북측 태도를 감안할 때 우리측에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한·미간 식량 분배 모니터링 강화 등을 전제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