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홍기 휘날리며… 인권단체에 투석·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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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웅 기자
수정 2008-04-28 00:00
입력 2008-04-28 00:00

베이징성화 봉송 이모저모

서울이 붉게 물들었다.27일 성화가 지나가는 자리에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든 중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서울시내 곳곳에서 성화 봉송을 환영하러 나온 중국인 등이 가담한 친(親)중국 시위대의 폭력행위가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등 우려를 자아냈다. 시민들은 “외국에서는 반중국 시위대의 폭력이 문제가 됐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두려워 친중국 시위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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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주자 ‘굴렁쇠 소년’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굴렁쇠 소년’인 윤태웅씨가 27일 베이징올림픽 성화 마지막 주자로 나서 손을 흔들며 서울광장에 들어서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최종주자 ‘굴렁쇠 소년’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굴렁쇠 소년’인 윤태웅씨가 27일 베이징올림픽 성화 마지막 주자로 나서 손을 흔들며 서울광장에 들어서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친중국 시위대 서울도심 곳곳서 폭력

중국인들이 예상 밖으로 많이 모이면서 중국인들과 티베트 정책에 항의하는 반중국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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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中시위 27일 서울 잠실경기장 앞에서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을 막으려던 한 탈북자가 경찰에 붙잡혀 끌려 나가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反中시위
27일 서울 잠실경기장 앞에서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을 막으려던 한 탈북자가 경찰에 붙잡혀 끌려 나가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보수·북한인권 단체로 구성된 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 저지 시민행동은 이날 올림픽 공원에 180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에 중국인들은 시위대를 향해 돌과 물병, 음식물 등을 던지고 ‘꺼져라.’ 등의 욕설을 외쳤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 측과 몸싸움이 일어났다. 오전 11시쯤 중국인 유학생 100여명이 반중국 집회에 참석하러 온 독일인 의사를 몽촌토성역 입구에서 20분간 둘러싸기도 했다.

티베트평화연대도 오후 4시부터 탑골공원에서 서울시청까지 ‘중국의 티베트 인권침해에 항의하는 33인의 평화 성화봉송’ 행사를 개최했으나 중국인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계획됐던 시청 앞 퍼포먼스를 취소했다. 중국인 시위대는 오후 4시쯤에는 ‘티베트 자유(Tibet free)’라는 티셔츠를 입은 미국과 캐나다인 5∼6명에게 물병을 던지는 등 폭행을 가해 일부가 다쳤다.

서울광장에 모여 있던 중국인들은 티베트 국기를 흔들고 있던 반중국 시위대를 추격하면서 인근 프라자 호텔에 난입해 이를 저지하던 의경을 구타했다. 이 의경은 머리에 둔기를 맞아 병원에 후송됐고 호텔에 있던 투숙객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오후 7시쯤에는 덕수궁 근처에서 티베트 국기를 꺼내려던 티베트인 30여명과 중국인 유학생 수십명 간에 충돌이 일어나 티베트 유학생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서울광장 모여라” 중국 유학생들 연락망 돌려

성화 종착지인 서울광장은 오후부터 유학생을 비롯한 중국인 7000여명(경찰추산)이 가득 메워 도심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들은 ‘짜오우 중궈(파이팅 중국)’ 구호를 외치며 성화 봉송을 환영했다.

중국인들은 유학생 등을 중심으로 학교별로 연락망을 통해 조직적으로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유학생인 쩌우슈예(24)는 “학교별로 중국인 유학생 대표들이 연락망을 통해 ‘성화가 시작되는 올림픽 공원과 끝나는 서울광장에 모이자.’는 연락과 메일이 돌려졌다.”면서 “전국 각지의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들이 대거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대학에서 거주 중인 중국인들은 단체 버스를 대절해 상경했다.

시위를 지켜보던 대학생 김하나(23·여)씨는 “전 세계의 축제인 올림픽이 마치 중국인들만의 축제인 듯 보인다.”면서 “인권단체에 소리를 지르며 위협하는 모습도 간간이 보여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경원 김정은 황비웅기자 leekw@seoul.co.kr
2008-04-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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