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대 차명재산 사회환원? 실명전환?
안미현 기자
수정 2008-04-22 00:00
입력 2008-04-22 00:00
삼성그룹 고위임원은 21일 “쇄신안의 내용을 막판 조율 중”이라며 “22일 아침에는 발표시기 등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주말 ‘쇄신’의 큰 방향을 지시, 세부 골격을 다듬고 있다는 전언이다. 쇄신안에 접근 가능한 사람이 극소수인 데다 그나마 이들도 철저히 함구하고 있어 ‘삼성 쇄신안’은 일반 국민뿐 아니라 25만 삼성맨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5대 관전 포인트를 알아본다.
(1) 발표는 누가
쇄신안의 발표자를 보면 삼성의 쇄신 의지와 방향을 대충 가늠해 볼 수 있다.2006년 ‘X파일 사건’ 후속조치인 2·7선언을 내놓을 때는 ‘2인자’인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이 발표를 맡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실장의 거취 자체가 유동적이어서 예단하기 어렵다. 이건희 회장이 직접 발표하는 방안 역시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쇄신작업을 주도할 ‘제3의 인물’이 정해지면 이 인사가 발표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2) 이건희·이재용 부자 거취
삼성측은 “쇄신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회장님”이라며 이 회장의 일선 퇴진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한다. 하지만 삼성측의 설명대로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는” 만큼 이 회장의 거취 또한 ‘선택 가능한 카드’ 중의 하나다. 등기이사직을 내놓고 명예회장 내지 상징적 회장으로 물러앉을지, 아니면 오히려 전면에 나서 그룹 쇄신을 강하게 주도할지 가능성은 반반이다.
이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 회장의 외아들인 재용(삼성전자 전무)씨의 거취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잠시 세간의 시선에서 비켜나 있든, 오히려 승진하든, 멀리 보면 이번 특검을 통해 이 전무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강해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e삼성’ 등 그동안 시비가 적잖았던 여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3) 4조원대 차명재산 어디로
4조 5000억원이 넘는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사다. 실명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일부를 떼내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어느 쪽이 됐든 ‘숨겨 놓았던’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 약화돼 삼성으로서는 또 다른 고민을 떠안게 됐다.
(4) 이학수·김인주 라인은
이 실장은 이 회장의 ‘복심(腹心)’이라 불린다. 김인주 사장(전략지원팀장)은 이 실장의 ‘복심’이라 불린다. 그래서 이번에도 두 사람의 거취를 묶어 보는 시각이 많다. 동반 퇴진설이 나도는 이유다. 하지만 이 경우 삼성의 부담이 적지 않고 재판부의 최종 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들어 최소한 한 사람은 건재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이들도 있다.
(5) 전략기획실 향방
전략기획실의 기능과 이름이 바뀔 것만은 확실시된다. 전략기획실은 1959년 고(故) 이병철 회장이 만든 비서실이 모태다.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본부로 확대 재편됐다가 ‘X파일 사건’으로 지금의 전략기획실이 됐다. 과거 구조본은 기획라인과 재무라인의 견제가 치열했다. 인원도 한때 150명을 넘었지만 지금은 100명 안팎으로 줄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8-04-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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