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해외식량기지/함혜리 논설위원
함혜리 기자
수정 2008-04-17 00:00
입력 2008-04-17 00:00
곡물가격 폭등으로 식량안보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해외식량기지 구축문제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식량 자급률이 27%에 불과한 우리로서는 해외 식량자원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몽골 동부 할흐골 대초원에 여의도 1000배 크기의 식량기지 건설을 본격화한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그제 미국 뉴욕으로 향하는 특별기 안에서 “미·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 해외식량기지 확보방안을 마련토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유가 폭등에 곡물가격 인상까지 엎친 데 덮친 상황에서 우선은 희망적인 소식이다.
우리나라의 해외 농업개발 투자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외 인구분산 정책의 일환으로 농업이민을 장려하고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칠레 등에 국외 농장을 건설했다. 그러나 땅 매입후 영농 부적지임이 확인되고, 이주자들까지 이탈하면서 사업은 중단됐다.1980년대 들어 민간 투자도 이어졌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제곡물시장 구조에 대한 정보부족, 현지 생산인프라 부족, 사업초기 과잉투자, 입지선정 실패, 경험부족 등이 원인이었다. 농림부 장관을 지낸 장덕진씨가 대표로 있던 대륙종합개발의 경우 1989년부터 중국 싼장평원에 식량기지 건설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으나 자금난으로 1996년 철수하고 말았다.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아, 중국 등에 진출한 28개 기업과 단체 중 11개가 철수했다.
해외 식량기지는 기대치가 큰 만큼 리스크도 크다. 과거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주도면밀한 사전 준비와 진출업체에 대한 지원시스템 확보가 필수적이다. 정부와 민간이 하나가 돼 해외농업 개발을 이끌어가는 일본의 성공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지인과 공동투자 형식으로 관리되고 있는 일본의 해외 현지농장은 2007년 현재 1200만㏊에 이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8-04-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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