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살리는 에너지절약
수정 2008-04-07 00:00
입력 2008-04-07 00:00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월 전기료 1만원 줄이기, 어렵지 않아요.”
이날 컨설팅 강사로 나선 윤전우 푸른아시아 정책팀장은 주민들에게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기전력 줄이기’를 추천했다.
“전기를 쓰지 않아도 전원이 연결돼 있으면 끊임없이 전기가 새 나가는 거 잘 아시죠?이를 대기전력(standby power)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전기면도기가 대중화되면서 대기전력량이 많아지고 있어요. 가전제품 전원만 잘 뽑아둬도 전기료의 10∼15%가 줄어듭니다. 월 전기료가 4만∼5만원 정도 나오는 가정이면 대기전력만 없애도 누진율을 감안할 때 1만원 정도는 아낄 수 있죠.”
그러자 강의를 듣던 한 할아버지가 반문했다.“한국 사람들 편한 것만 찾고 귀찮은 거 싫어하는데 돈 몇 푼 아끼겠다고 번거롭게 매번 전원을 뽑겠어?”
그러자 윤 팀장이 웃으며 설명했다.“맞습니다. 매번 전원을 뽑아 두는 것도 귀찮은 일이죠. 그래서 요즘은 전원을 뽑지 않아도 대기전력을 차단할 수 있도록 ‘똑딱이’가 달린 멀티탭·소켓들이 많이 나와 있어요. 그걸 사서 설치하시면 대기전력 줄이기가 훨씬 쉬울 겁니다. 그것도 귀찮으시면 전기제품만 꺼도 저절로 대기전력이 차단되는 ‘자동절전 멀티탭’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두 번째로 윤 팀장이 주민들에게 소개한 방법은 ‘백열등 바꾸기’.
“여러분 가정 욕실이나 베란다 같은 곳에 60W 백열등 1∼2개씩은 있죠. 이것을 15W 삼파장 절전형 전구로 갈아 끼우면 밝기는 그대로이지만 전력소비는 80%나 줄어듭니다.”
그러자 다른 주민이 불만을 토로했다.“삼파장 절전형 전구가 좋다고 해서 화장실 조명을 바꿔봤는데, 전등갓을 씌우니까 좀 어두워요.”그러자 윤 팀장이 조언했다.“지금 쓰시는 전등갓이 백열등용으로 만들어진 반투명 소재라 그렇습니다. 절전형 전구에 맞는 투명소재로 된 전등갓으로 바꾸시면 화장실이 한결 밝아집니다.”
●“숨은 전기도둑을 찾아 내세요.”
끝으로 윤 팀장이 제안한 것은 ‘집안의 전기도둑 찾기’. 실제로 주민 이경순(56·여)씨의 아파트(40.3㎡)를 직접 방문해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이씨 가족의 한달 전기료는 매달 3만∼4만원 정도. 이미 방마다 절전형 멀티탭을 설치하는 등 전기 절약이 몸에 배어 있는 집이었지만 윤 팀장은 대기전력 측정기를 들이대며 전기도둑을 여지없이 찾아냈다. 주범은 뜻밖에도 지난해 경품으로 받아 별 생각없이 쓰고 있다는 칫솔건조기.
“크기가 작아서 전력소비가 작을 것 같지만 실제 확인해보니 사용 중에는 무려 700W나 되는 전력을 소모하고 있네요. 이 집에 있는 20인치 TV(68W)보다도 10배나 많아요.”
안방과 거실에 각각 설치된 자동응답 전화기의 전원도 뽑았다.“자동응답기능을 안 쓴다면 전화기 전원을 뽑아도 됩니다. 전화선만 연결돼 있으면 통화에 아무 지장이 없거든요.”
끝으로 윤 팀장은 24시간 꽂아두던 보온밥솥의 전원도 뽑아두는 대신 남은 밥을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만큼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것을 권했다.
●“손가락 하나가 지구를 구합니다.”
이러한 절약은 개별 아파트 단위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실제 이 아파트 2단지(1776가구)의 경우 녹색가게의 후원으로 올해부터 복도·계단 등에 설치된 60W 백열전구 1990개를 15W 삼파장 절전형 전구로 교체하는 작업을 통해 비용절감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이 아파트가 공동 조명비로 지출한 돈은 전체 광열비의 20%인 1000만원가량. 전구 교체가 완료될 경우 조명비용도 연간 300만원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정국 2단지 관리소장은 “아파트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절약 협약기업인 ‘에스코’들과 에너지 절감 협약을 맺은 뒤 에너지관리공단 지원을 받으면 별도 비용 부담 없이도 절전형 전구 교체 등 각종 에너지 절감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광화문 세종로종합청사도 이러한 에스코 사업을 통해 기존 전등을 모두 절전형 전구로 교체해 매년 6700만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김정지현 녹색가게 사무국장은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유일한 해결책은 바로 불필요한 전기제품의 스위치를 끄는 우리들의 손가락에 있다.”고 당부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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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코(ESCO·Energy Saving Company) 산업시설, 병원, 학교, 아파트 등에 태양광 설비나 절전형 전구, 열병합 발전기 등 에너지 절약시설을 설치해 준 뒤 여기서 발생하는 에너지 절감액으로 투자비와 이윤을 회수하는 기업을 말한다. 지난해 국내 에스코 시장은 2500억원에 달하며 현재 에스코 사업을 통해 절감되는 에너지 비용만 연간 3000억원에 이른다.
2008-04-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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