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금융지주사 허용한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8-04-01 00:00
입력 2008-04-01 00:00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관치금융의 타파와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강조했다.

금융산업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뀌어야 하고, 금융산업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규제를 풀어 실물경제에 역동성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회의실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기존의 금융감독정책과 시스템에 대한 강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이 대통령은 “스스로 변화하고 관치에서 탈피해야 한다. 밖에서 감독 받아 본 사람 입장에서 감독하고 정책을 세우라.”고 주문했다. 금융위원회 수장을 민간 출신으로 임명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주문은 결국 규제완화 등을 통한 금융기관의 민영화와 재계의 금융지주회사 설립 등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3단계로 완화해 사전규제는 없애고 적격성 심사와 사후감독 강화체제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의 신성장 동력 산업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보고에는 증권·보험 등 비은행지주사가 제조업 등 비금융 자회사나 손자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으며, 상장기준이 업종별로 다양화되며 전자증권 도입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보고에 따르면 금융·산업분리 규제 완화 1단계로 사모펀드(PEF)에 산업자본이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분이 현행 10%에서 상향조정되며,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금융자본으로 인정된다.2단계로 산업자본이 은행을 직접 가질 수 있는 지분이 현행 4%에서 10%까지 상향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볼 때 은행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지분이 10%를 넘는 경우가 별로 없다.”면서 “6월 말까지 법 개정 절차를 밟아 연내 시행할 계획이며 1·2단계는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규제 완화가 현실화되면 재계의 판도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하다. 금융사와 제조사의 지분이 얽히고 설킨 삼성은 금융지주회사가 비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그동안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없었다. 규제가 완화되면 삼성생명 상장으로 삼성에버랜드나 삼성생명이 지주회사가 되더라도 삼성전자를 손자회사 혹은 자회사로 둘 수 있다. 시민단체 등은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면 은행은 재벌의 사금고화가 우려된다고 반발하고 있어 추진과정에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 전경하 이영표기자 lark3@seoul.co.kr

2008-04-01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