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운하 떳떳이 국민 뜻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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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3-31 00:00
입력 2008-03-31 00:00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둘러싼 작금의 논란에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한나라당은 250가지나 되는 4·9 총선 공약에서 핵심인 대운하를 뺐다. 그 이유가 “보완작업이 진행중이며 한두달 뒤 보완되면 국민에게 선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무 부서인 국토해양부가 내년 4월 착공을 전제로 대운하 건설 초안을 만들어 놓은 사실이 내부 문건에서 밝혀졌다. 정부는 상당한 수준에서 대운하를 준비하고 있는데도 여당은 보완중이라니 어느 한쪽이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는 대운하 반대쪽으로 국민 뜻이 모아지는 추이를 보인다.2000명이 넘는 대학 교수들이 대운하에 반대하고 나섰다. 그런 민심을 읽은 건지 한나라당 대표는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 뜻에 따라 대운하를 중단할 수 있다기보다는 총선을 앞두고 득표에 불리한 논란을 잠재우자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

여당이 받아들이기 싫겠지만 대운하는 선거의 최대 이슈가 됐다. 정부·여당이 뭐라고 해명을 하건 민간 사업자의 대운하 참여접수가 있은 뒤 계획을 검토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뒤집고 추진 일정이 나온 만큼 삽질을 하기 전에 국민 뜻을 묻는 게 순리이다. 대운하를 하려면 특별법이 있어야 한다. 이 법 제정은 18대 국회의 몫이다. 당연히 총선에서 대운하 찬반을 물어야 한다.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슬그머니 ‘준비중’이라는 군색한 변명으로 논란을 총선 뒤로 미루는 것은 집권 여당의 책임 회피이다.

국민 의견 수렴을 생략하면 큰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소모적 대결과 국론 분열로 경제살리기에 치명적인 국력 낭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여당은 대운하를 총선에 부쳐 국민 심판을 받되, 찬반을 가르는 목표 의석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2008-03-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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