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들어보렴/글로리아 세실리아 디아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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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정 기자
수정 2008-03-28 00:00
입력 2008-03-28 00:00

귀가 닫힌 아이의 행복 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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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런데 참 신통하기도 하다. 햇살이 반짝이는 소리, 뭉게구름이 모였다 흩어지는 소리, 나뭇잎 살랑대는 소리, 옆집 창가의 모빌이 흔들리는 소리를 죄다 듣는다. 그랬다. 귀가 닫힌 만큼 아이에겐 소리를 읽어내는 더 밝은 눈이 생겼던 거다.

‘눈으로 들어보렴’(글로리아 세실리아 디아스 지음, 조승연 그림, 남진희 옮김, 우리교육 펴냄)은 청각 장애를 앓는 사내아이의 이야기를 그린 창작동화이다. 멀리 콜롬비아에서 날아온 이야기는 그런데 독자의 편견을 훌쩍 넘어선다. 스스로 장애를 극복하고 용기를 얻는 차원을 넘어 아이는 희망을 이웃 울타리 너머로까지 행복하게 ‘감염’시킨다.

주인공 오라시오는 어려서 귓병을 앓는 바람에 청각을 잃고 말았다. 그런 오라시오에게 특별한 관심사가 생겼다. 똑같이 생긴 네모난 집들 사이에서 아치형 대문이 별나게 근사한 앞집의 주인 베아트리스 아주머니. 쌀쌀한 인상에다 동네 사람들과는 담을 쌓고 지내면서도 타원형 모양의 예쁜 창가에다 날마다 새 모양의 재미난 모빌을 걸어놓는다. 어느 날 우연히 앞집을 들어가게 된 오라시오는 그 집안에 걸린 호안 미로의 그림에 마음을 뺏긴다. 하지만 그 크고 멋진 집에 덩그러니 혼자 사는 베아트리스 아주머니는 좀체 마음을 열지 않고 오히려 소리를 못 듣는 오라시오를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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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고 차가운 아주머니의 눈빛에 따스하게 체온을 실어줄 묘안은 없을까. 아주머니는 왜 오라시오에게 그토록 불안한 눈빛을 보냈던 걸까. 아주머니의 작은 비밀을 풀고 갈등을 녹여가며 책은 아이와 아주머니의 화해를 향해 싸목싸목 나아간다. 오라시오를 언제 어느 순간에나 지지하고 감싸안는 가족의 모습이 책을 더 포근하게 만든다. 초등생.7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8-03-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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