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해외펀드 ‘환헤지 부메랑’
전경하 기자
수정 2008-03-27 00:00
입력 2008-03-27 00:00
환율 급등탓 환헤지 안한 펀드보다 한달 수익률 14%P 뒤져
●애물단지된 환헤지
지난해 정부가 해외펀드 투자 등에 대해서는 비과세하기로 했다. 경상수지 흑자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자 달러 유출을 통해 원·달러 환율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대부분의 해외펀드는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환헤지를 했다. 자산운용사들은 달러를 사고 미래에 정해진 환율로 거래하는 선물환을 팔았다. 자산운용사와 거래한 은행은 반대로 달러를 팔고 선물환을 샀다. 이 와중에 은행은 달러가 모자라 단기외채를 들여왔다. 달러를 내보내는 것이 아니고 사들인 셈이다.
아니러니하게도 환헤지는 예기치 않은 부메랑을 가져왔다. 미국의 신용경색으로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한 펀드의 원금이 줄어들었다. 환헤지는 원금 수준에서 한다. 줄어든 원금만큼 이번에는 달러 선물환을 사야 한다. 경상수지 적자,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와 배당금 송금 등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달러를 찾는 수요가 더 늘어난 셈이다.
해외펀드의 설정잔액은 지난해 4월말 순자산총액 17조원에서 지난해말 62조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여러 자산운용사에서 일시에 환헤지 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선물환 매수가 쏟아져 나오면서 환율이 급등했다.
●환헤지없는 펀드는 없다?
그동안 해외펀드 투자에서는 환헤지가 정석으로 받아들여졌다. 환헤지 여부를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은 자산운용사는 삼성투신운용, 푸르덴셜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등 일부에 불과하다. 환헤지 비율도 투자원금의 80%로 외국의 50%에 비해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투신운용의 ‘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1A’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22.65%다. 환헤지를 하지 않은 ‘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2A’ 수익률은 -4.43%다.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같은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인데도 20%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문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지만 환차익을 통한 이익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2A’의 경우 손실을 봤지만 엔화강세로 환차익을 얻은 만큼 이 부분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정부의 해외펀드 비과세란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서만 해당한다.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 배당이익은 물론 다른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발생한 이익 등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어야 한다. 모 증권사 PB는 “해외펀드의 경우 투자 형태가 다양한데 정부가 ‘비과세’를 강조, 투자자들이 오해하도록 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08-03-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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