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더 다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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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기자
수정 2008-03-22 00:00
입력 2008-03-22 00:00

진단평가 성적 공개 中1교실 표정

21일 학력진단평가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성적표에 만족스러운 반응부터, 학교 평균 성적이 지역 평균에 훨씬 못 미쳐 불안감을 보이기도 했다.

학원을 더욱 많이 다녀야 할 것이라는 걱정도 나왔다. 자신의 성적이 학교와 지역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돼서 바람직스럽다는 반응, 서열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수준별 수업용 자료 등으로 활용한다는 학교도 있어 10년 만에 부활된 평가는 학교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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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A중학교 김모(13)양은 “우리반 36명 중 34명이 영어 만점”이라면서 “‘우리 학교가 정말 잘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이모(13)양은 “초등학교 때 캐나다에 있어서 그런지 문제가 너무 쉬웠다.”고 말했다.

영어학원 강사 최인규(32)씨는 “영어학원에서도 ‘예비 중1’ 대상으로 문제풀이식 특강을 여러 번 한 데다 영어는 선행학습이 많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 B여중 유모(13)양은 “점수가 높게 나온 과목에는 기분이 좋았지만 학교를 서열화하는 것 같고,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강모(13)양은 “우리 학교 평균 성적이 너무 낮아 걱정된다.”면서 “앞으로 학원 생활이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노원구의 한 중학교 국어과 이모(39) 교사는 “우리 반 39명 중 영어는 25명, 수학은 21명이 만점이었다.”면서 “시험문제가 너무 쉬워 지난 6일 아이들이 시험을 치를 때 키득키득 웃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관악구의 E중학교 전모(12)양은 “학교 성적이 좋지 않으면 주민, 엄마들이 그 학교를 보내지 않으려 할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내가 학교에서 몇 등인지를 알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다른 중학교 김모 교무부장은 “성적을 바탕으로 학생 면담·상담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E중학교 교감은 “서울 평균 성적이 83점 정도인데 우리 학교는 80점”이라고 밝히고 “시험 결과를 수학 3개반으로 나눠 수준별 반 편성을 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성적과 위치를 알게 해준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하지만 학교 서열화 등 고교평준화 문제로 연계될지 걱정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중학교 입학 전에 영어·수학 과외를 많이 했거나 해외 연수 경험이 많은 서울, 특히 강남 지역에서는 영어·수학 성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퍼센트 인터넷 강의를 하고 있는 과학강사 황유하(31)씨는 “결코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는데, 영·수와 달리 과학은 초등학교 때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어렵게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서열화’ 논란과 함께 시험이 지나치게 쉬워 전국적으로 치를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평균이 97,98점에 달하는 시험을 굳이 예산을 들여가며 볼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서울 남성중 사회과 고정희(44) 교사는 “성적을 발표하는 순간 학교의 서열이 정해진다.”면서 “사교육비 부담도 커지고,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커지는 이런 시험은 치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 김정은기자 sskim@seoul.co.kr
2008-03-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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