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분양가보다 20% 싼 땡처리 아파트 사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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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수정 2008-03-19 00:00
입력 2008-03-19 00:00

A : 가격보다 입지조건 최우선 확인을

부산에 사는 주부 이모(39)씨는 최근 132㎡(40평)짜리 아파트를 분양가(3억 6000여만원)보다 20%가량 싼 2억 9000여만원에 사라는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문제가 있는 물건인가 하고 의심했지만 알아보니 중견 S사가 새로 지은 아파트였다. 이른바 준공 뒤까지도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땡처리 물건이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한 주택업체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중간도매상이나 분양대행사에 분양가보다 20∼30% 싸게 통째로 파는 일명 ‘땡처리’가 성행하고 있다.

깎아서라도 팔아 목돈 쥐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준공후 미분양’아파트만 땡처리 물건으로 나왔으나 최근에는 입주를 하지 않은 물건들도 시장에 나오고 있다. 중견업체인 H사는 지방도시에서 미분양된 물량을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20%를 할인해 땡처리 시장에 내놓았다.

지난해 말 한 대형업체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25% 할인된 가격에 내놓기도 했다.

중견 건설사인 N사는 광주광역시 등 지방의 미분양 물량을 대한주택공사에 초기 분양가의 70∼80% 가격에 파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 땡처리는 성업 중이다. 당첨자가 입주 때까지 잔금을 내지 못해 계약금(분양가의 10∼20%)을 포기하고 해약한 것들이 많다.

주택업체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안고 가느니 싸게 파는 게 자금 흐름에 보탬이 된다고 보고 이를 분양대행사나 중간도매상 등에 초기 분양가보다 보통 20∼30% 싼값에 통째로 넘긴다.

이 아파트들은 중간도매상을 거쳐 분양가보다 10∼20% 싸게 수요자에게 팔린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2∼3년 전의 낮은 분양가에 할인까지 받으니 이중의 혜택을 보는 셈이다.

‘연부제’ 등도 재등장

중간 도매상들이 집을 담보로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을 알선해줘 자기자본이 거의 필요없다. 집값이 오를 때를 겨냥한 투자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다. 요즘엔 땡처리만 전문으로 하는 중간 도매상도 4∼5곳이나 생겼다.

한 땡처리 전문업체의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는 정부 발표(12만가구)와 달리 20만가구쯤 될 것”이라며 “신인도 때문에 ‘쉬쉬’하고 있지만 내로라하는 큰 업체들도 상당수 땡처리를 한다.”고 말했다.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를 40∼60% 가격만 받은 뒤 이자는 업체가 대신 내주고, 잔금은 2∼3년 뒤에 받는 ‘연부제’도 성행한다. 또 다른 중견업체인 H사는 충북의 한 지역에서 이 방식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팔았다.

미분양이 난 대형평을 중소형으로 줄이기도 한다.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 1ㆍ2ㆍ4블록 시행사인 DSD삼호는 지난 14일 고양시에 1ㆍ2블록 대형 아파트를 중소형으로 바꾸는 내용의 사업승인 변경 신청을 했다.

입지 나쁜 경우 많아 신중해야

땡처리나 재분양에는 문제도 많다. 소문이 나면 먼저 분양받은 사람들이 반발할 수 있다. 또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손해를 볼 가능성도 크다. 자기자본없이 대출만으로 땡처리 물건을 샀을 경우 이자부담도 만만치 않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주택은 대출 조건이나 가격보다 입지가 우선”이라면서 “땡처리 물건은 입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매입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8-03-1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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