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본 원자재 투기…‘제2 쇼크’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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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8-03-19 00:00
입력 2008-03-19 00:00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 약세 여파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의 투기적 거래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헤지펀드 및 연기금에 이어 최근에는 국부펀드(SWF)도 원자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투기 거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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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헤지펀드들의 투자 실패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18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수급 등 펀더멘털 요인보다는 투기성 자금 유입 등 비상업적 매수세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주원인으로 평가됐다.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수요 감소로 가격 하락 요인이 있지만 달러화 약세로 투기성 자금이 유입되고, 연기금 등 펀드들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비상업적 거래는 달러화 약세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꾸준히 늘어났고, 최근에는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원자재 수출국들은 달러화 약세로 인한 구매력 감소를 우려해 가격을 올리고 투기 및 포트폴리오 투자 세력들은 달러화와 원자재 가격간 역(逆)의 관계를 활용, 원자재 투자를 늘린다는 것이다.

달러화 약세가 원자재 가격 급등세의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전체 원자재 선물거래에서 비상업적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원유선물의 경우 미결제약정에서 비상업적 매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2002년 20% 안팎에서 2005년 이후에는 30%를 웃돌고 있다. 옥수수선물도 2005년 20% 수준이었으나 올 들어서는 40%를 웃돌고 있다. 밀과 콩도 40%를 유지하고 있다.

금선물의 경우 실수요에 비해 투기 또는 투자 목적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비상업적 매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 들어 70%에 육박했다.

헤지펀드 및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2001년 닷컴 버블(거품) 붕괴 이후 투자 다변화 등을 위해 원자재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국부펀드도 원자재 투자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국부펀드가 원자재에 투자한 규모는 3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외신 보도 등을 분석한 결과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의 원자재 투자 규모는 1998년 100억달러에서 최근에는 1100억∼1700억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까지 30% 이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달러화 약세가 진정되는 등 주변 상황에 변화가 생길 경우 투기적 성격의 비상업적 거래자들은 적극적으로 이익 실현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럴 경우 원자재 가격이 급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부장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 투기세력들이 매물을 내놓는 등 이익 실현에 나서면서 지난 17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이 4.1% 떨어지는 등 2003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오승호 경제전문기자 osh@seoul.co.kr

비상업적 거래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원자재선물 거래를 실수요자들의 거래인 상업적 거래와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 거래 및 포트폴리오 투자를 포함하는 비상업적 거래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비상업적 거래는 투기 거래로 인용되고 있다.
2008-03-1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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