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편히 떠날 수 있겠구나”
한준규 기자
수정 2008-03-17 00:00
입력 2008-03-17 00:00
검거 소식에 혜진양 부모 통곡
16일 밤 안양 초등학생 실종·피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에 경기 안양 메트로병원에 차려진 이혜진(10)양의 빈소에서는 울분과 통곡이 이어졌다.
온종일 정신을 놓다시피 한 이양의 어머니 이달순(41)씨는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가슴을 치다가 끝내 딸의 영정을 끌어앉고 쓰러졌다.
이씨는 딸의 영정을 붙들고 “아이고, 혜진아…. 미안하다, 미안해. 이 엄마가 너를 지켜주지 못해서….”라며 쉰 목소리로 딸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그는 “범인이 붙잡힌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우리 딸은 살아 돌아올 수 없는데, 이제 볼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해.”라고 울부짖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막내딸의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려 애쓰던 아버지 이창근(46)씨도 “내가 이 파렴치하고 악마 같은 놈의 면상 좀 직접 봐야겠다.”며 그동안 참았던 울분을 터뜨렸다.
빈소를 함께 지키던 조문객들은 “혜진이가 하늘에서 도운 듯하다.”며 “이제 혜진이를 편히 하늘나라로 떠나보낼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또 용의자가 이웃에 살던 사람이라는 얘기에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냐.”면서 “예슬이만이라도 꼭 살아 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양과 함께 실종된 우예슬(9)양의 어머니 윤희란(35)씨는 주위 사람들을 붙잡고 “예슬이, 예슬이는 어디 있나. 꼭 살아 있어야 하는데. 예슬아”라고 울부짖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윤씨는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 난다. 그저 우리 예슬이만 살아 있으면….”이라며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
안양 김병철·서울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08-03-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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