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행정도 정치도 기업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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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기자
수정 2008-03-14 00:00
입력 2008-03-14 00:00
“과거에 ‘아, 이런 회의를 해서 뭐가 변할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이 돼 회의하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곤 했다.…한꺼번에 규제를 없앤다는 회의는 해봐야 소용없다. 이제 하나씩 해결해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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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국가경쟁력강화회의를 주재하기 앞서 윌리엄 오버린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 데이비드 엘든 국가경쟁력강화위특별고문, 한스 메르포스 주한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회장대리(왼쪽부터)와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국가경쟁력강화회의를 주재하기 앞서 윌리엄 오버린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 데이비드 엘든 국가경쟁력강화위특별고문, 한스 메르포스 주한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회장대리(왼쪽부터)와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정부의 규제개혁 회의에 불려나가 한숨만 내쉬던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이 대통령이 됐다. 그리고 취임 18일을 맞은 13일 그렇게 염원했던 규제개혁의 첫삽을 뜨기 시작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첫 회의가 출발점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 머리말을 통해 “정부가 기업에 불편을 주는 게 무엇인가(살피고) 하나하나 금년 안에 해결하려고, 쉬운 말로 하면 작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이전부터 강조한 ‘기업 도우미’로서의 정부를 거듭 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거창한 대한민국 규제를 한꺼번에 없앤다는 회의는 소용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씩 말 대신 실천으로 규제장벽을 허물어 나가겠다고 했다. 규제 허물기의 첫 대상으로 산업단지 인·허가를 택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 공장 단지를 짓는 데 평균 30개월이 넘었다. 지금 시작하면 자칫 내 임기 안에 착공도 못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규제 현실을 지적했다.“이래서는 어느 외국인이 30∼40개월 걸려 투자를 하겠느냐.”고 개탄했다. 투자확대-고용창출-소비증가-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경기 선순환 구조의 문을 규제혁파로 열어젖히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 대통령은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해결하자.”고 했다.“규제와 관련해 법률과 대통령령, 부령 이런 것을 총괄하는 특별법을 만들되 당장 현재 규정을 다 두고도 공직자들이 생각만 바꿔도 지금 규제를 절반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공직자들이 생각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섬기는 정부’의 자세를 가지라는 주문이다.

기업이 갑(甲)이고, 정부가 을(乙)이라는 이 대통령의 기업관은 이미 취임 이전부터 숱하게 피력됐다. 지난해 4월 지역 상공인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이 대통령은 “열심히 일해 세금 내고 고용에 도움 주고…정말 국가적 이익인데도 기업인들이 거기에 준하는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서 최고 대우를 받아야 할 사람은 기업인이다.”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 정책이라는 게 결국 기업을 잘하게 만드는 것으로 돌아가야 한다. 행정부도, 정치도 결국은 기업을 위한 도우미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노사 화합을 당부했다.“한국노총이 ‘경제살리기에 동참하겠다. 분규하지 않겠다. 임금 동결하겠다.’고 했다.”면서 “이제 재계도 상응하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름값과 원자재값이 오르는 것은 산유국이 아닌 이상 다 같은 조건”이라며 “거기에 대응하는 방법에 따라 위기 극복의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첫 회의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 등 기업인 외에 윌리엄 오벌린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 한스 메르포스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회장 대리, 마사키 무라카미 서울 재팬클럽 소장 등 외국 기업인들도 다수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업인과 투자자를 고객으로 모셔놓고, 그들이 지금 뭘 원하는지, 정부가 뭘 도울 수 있는지 해결책을 찾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옛날에는 다 짜고 회의하지 않았느냐. 이제는 각본이 없다. 정말 자유롭게 하고 싶은 얘기 다 하자. 토론하자. 그래야 발전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3시간30분을 할애했다.“우리 국가의 방향, 국정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2008-03-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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