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의협 갈등 봉합될까
9일 건강보험관리공단과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법정 분쟁까지 치달았던 양측의 다툼은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일촉즉발의 ‘전운’은 여전히 감돌고 있다. 지난 1월 주수호 의협회장과 의협연구소 직원 등을 서울 서부지검에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던 공단과 공단노조측은 “옳고 그름이 가려질 때까지 소를 취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공단측은 의협과 다투는 것으로 비쳐질까 염려하면서도 손상된 명예는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의협이 대형로펌을 내세워 소송대리를 준비시킨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의협측은 “아직 소장도 전달받지 못한 상황에서 법정대리인을 내세울 이유가 없다.”면서 “건전한 비판과 연구에 대해 공단이 먼저 싸움을 걸어왔다. 맞고소도 검토하고 있다.”고 완강한 태도를 드러냈다.
●기싸움 혹은 명예회복
양측의 갈등은 올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협이 “공단 직원 평균 연봉이 4798만원으로 일반 근로자(3053만원)보다 57%나 많고 5년간 유휴인력 감축이 1.5%에 불과했다.”면서 “공단이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언론사에 돌리면서 비롯됐다. 공단은 즉각 기획예산처 발표를 제시하면서 공단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이 공공기관 35개기관 중 32위로 최하위 수준이라고 반박했다.“직원 대부분이 1987년부터 1989년 사이에 입사해 전반적으로 근속연수가 높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어 공단과 노조측은 의협에 맞서 ‘우리나라 의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어 들인다.’‘의사들의 허위진료비 청구가 늘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이를 두고 의료계 안팎에선 “새 정부 의료정책을 놓고 양측이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벌이는 기싸움”이라 풀이한다.
●건보공단 vs 의료계 장외대리전
이런 가운데 이성재(50) 전 건보공단 이사장과 의사출신인 김철수(64) 병원협회장이 정치권에서 장외대결을 벌일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15대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이사장은 열린우리당 이해찬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관악을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을 지낸 김 회장도 한나라당 같은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해 현재 다른 3명의 예비후보와 막바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만약 양자대결이 성사된다면 건보와 의료계 관계자가 장외 정치권에서 맞닥뜨리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